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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락樂


admin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5월 29일
ⓒ e-전라매일
한자 락(악)樂은 ‘즐거울 락’ 또는 ‘풍류 악’이다. 락은 파생된 음가로 기본 음가는 ‘악’이고, 락이 두음 법칙이 적용되면 ‘낙’으로 표기된다. 예를 들면 낙원樂園, 낙랑樂浪 정도가 되겠다. 따라서 인간의 감정 상태 중 만족과 재미를 느끼는 상태 혹은 그 감정 자체를 일컫는 단어다. 즐겁다는 것은 정신적 만족감을 얻는 것으로 마음의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행복한 느낌이나 마음으로, 정신적 충족에 의한 행복을 뜻한다.
어떤 사람은 일에 파묻혀 왜 사는지도 모르고 일생을 보낸다. 그런가 하면 재물과 돈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사람, 명예와 권력에 눈이 멀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 쾌락과 정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 등 여러 부류가 있다. 자기만족을 추구하다가 삶 자체를 잊고 살아간다.
삶이 즐겁기 위해서는 삶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삶을 즐기려면 아름다운 꽃과 좋은 풍광을 봐야 한다. 가능하면 산책과 여행을 자주 해야 한다. 산책이나 여행은 휴식의 시간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외국 사람들은 돈을 벌어 어디에 쓰느냐고 물으면 여행하기 위해 번다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돈을 벌면 값비싼 아파트나 외제 차를 구매하겠다고 한다. 산책이나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짬 나는 대로 웃기는 글이나 사진을 보면서 맘껏 웃는 것도 즐겁게 사는 한 방법이다. 즐겁기 위해서는 눈이 즐거워야 한다.
입이 즐거워지려면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먹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몸을 지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여러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식도락가食道樂家는 아니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가려 먹는 특별한 기호를 가진 미식가美食家는 되어야 한다는 말과 통한다. 지방에 따라 유명한 향토 음식이 있다. 향토 음식점을 미리 알아보고 찾아가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즐겁기 위해서는 입이 즐거워야 한다.
귀가 즐거우려면 아름다운 소리를 들어야 한다. 물소리도 좋고, 바람 소리도 좋고, 새소리도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면 불안한 마음, 미워하는 마음이 봄눈 녹듯이 녹아 시냇물처럼 흘러내린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치고 마음이 곱지 않은 사람이 없다. 즐겁기 위해서는 귀가 즐거워야 한다.
몸이 즐겁게 지내려면 자기 체력과 소질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취미에 따라 조석으로 운동을 하면 건강에도 좋고 몸도 즐겁다. 수많은 운동 중에 걷기가 최고다. 복장이야 운동복 한 벌과 모자 하나, 면장갑과 운동화 한 켤레면 그만이다. 운동이야말로 돈 들지 않는 최고의 보약이다. 즐겁기 위해서는 몸이 즐거워야 한다.
마음이 즐거우려면 남에게 베풀고 나눠야 한다. 가진 것이 많아야 베풀고 나누는 것이 아니다. 자기 능력에 따라 실천만 하면 된다. 베풀고 나누는 사람만이 기쁨을 안다. 물질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못지않게 마음도 중요하다.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도 베풀고 나누는 것이다. 즐겁기 위해서는 베풀고 나눠야 한다.
즐거움은 성격과도 관련이 깊으므로 외향성이 높고 신경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한다. 또한 즐거움의 정도는 행복도와 정신건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삶이 즐거우면 활력이 생기고 긍정적으로 되며, 즐겁지 않으면 무기력해지고 부정적이 되기 쉽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바란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즐거워야 한다. 즐거움은 일상을 통하여 소소하게 느끼는 것이다. ‘소확행’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삶의 가치나 의미가 결합하면 진정한 행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은 단번에 행복을 잡으려 한다. 삶을 긴 여정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즐거움의 강도가 행복이 아니라 즐거움의 빈도가 행복이다.
어떤 일이나 목적에 빠져 버리면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잊어버리기에 십상이다. 사람을 편안하게 하면서 너그럽고, 친절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자 그리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남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자신도 행복하다. 뿐만 아니라 멋이 있어 보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낙이 없는 인생은 권태로울 뿐이다. 행복을 나르는 사람이야말로 ‘락樂’이다.

/정성수
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admin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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