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愛는 花한 것이 좋아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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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부활과 소생과 성장과 희망의 계절이다. 봄의 입구에 있는 삼짇날이 되면 강남에 갔던 제비도 옛집을 찾아온다고 한다. 흥부 같은 집주인을 생각하며 추녀 밑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깐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제비는 남쪽으로부터 오는 반가운 봄 손님이다. 또한 봄은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지상으로 튀어나오고 곤충들은 활동을 시작하는 때다. 갓 피어난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벌 나비들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이다. 새들의 노래와 어우러져 생명의 환희를 만끽하기도 한다. 봄이 되면 겨울 동안 맹위를 떨치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져 그 일부가 양쯔강 기단이 된다. 우리나라 봄철 날씨를 지배하는 양쯔강 기단은 비교적 온난한 이동성 고기압으로 동진東進해 온다.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할 때 날씨는 맑고 일조량도 증가하여 따뜻한 날씨가 된다. 그 뒤를 따르는 저기압은 봄비가 된다. 실 같은 봄비에 젖기만 해도 키는 한 뼘씩 자라고 마음은 연둣빛 새싹을 내민다. 봄비를 맞으면 ‘사랑은 봄비처럼 온다’는 말을 한 번 더 들어도 귀가 간지럽지 않다. 이른 봄에는 꽃샘추위가 나타나기도 한다. 꽃샘추위는 겨울 한파가 다시 돌아온 것과 같은 추위를 느끼게 한다. 봄꽃이 피는 것을 시샘한다고 꽃샘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는 하지만 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봄은 꽃 천지다. 꽃이 피는 봄의 길목은 환하고 환하다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맨 먼저 피는 꽃이 매화다. 매화를 시작으로 봄의 화신花信이라고 불리는 진달래, 병아리를 닮은 노오란 개나리, 꽃마다 수줍은 산수유, 고개 숙인 할미꽃,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목련, 하르르 지는 벚꽃, 한입에 닦인 살구를 생각게 하는 살구꽃, 단물이 입 안 가득 고이는 복숭아꽃, 산모퉁이를 지키는 철쭉꽃, 모랑모랑 피어나는 모란은 남쪽에서 시작하여 봄의 진행과 함께 북쪽으로 올라간다. 수많은 봄꽃 증에 매화, 벚꽃, 장미를 따라가 보자. ▷ 매화 매화는 봄에 피는 꽃 중에서 가장 이르게 피는 꽃이다. 맑은 향기와 청아한 꽃은 고결한 자세로 봄소식을 전한다. 매화를 노래한 시 중에서 조선 시대 송강 정철, 노계 박인로, 고산 윤선도와 더불어 조선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신흠申欽(1566~1628 : 조선 중기의 문신)의 시 한 대목인 ‘매화는 평생을 추위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梅一生寒 不賣香(매일생한 불매향)’는 이 땅의 숱한 지식인과 독립운동가들의 인고의 세월을 생각하게 한다. 매화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곤궁과 고독의 시대를 당당하게 살아간 선인들의 모습이다. 그렇기에 매화를 칼날 위에 부는 훈풍이고 얼음 위에 핀 꽃이라고 한다. ▷ 벚꽃 무궁화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듯이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벚꽃이 일본의 국화로 알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벚꽃은 일본의 국화가 아니다. 논란의 대상인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제주도’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국화가 지정돼 있지 않다. 벚꽃은 일본에서는 ‘앵(사쿠라)’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쿠라’라는 말을 변절자, 배신자, 위선자, 사기꾼의 뜻으로 사용한다. ▷ 장미 장미薔薇를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장미는 5월에 잘 어울리는 꽃으로 진한 향기와 화려한 꽃은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또한 향수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장미는 많은 사랑을 받는 꽃이다. 알려진 종류만 해도 무려 1만 5천여 가지가 넘고 품종에 따라 피는 시기도 다르고 빛깔이나 모양도 여러 가지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꽃은 장미라고 한다. 아름다운 꽃이라면 우선 떠올리는 것이 장미다. 사랑을 고백할 때도 생일 선물에도 장미꽃이라면 여심女心은 쉽게 녹아난다. 장미 재배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서기전 3,000년경에 중동지역에서 다마스크 장미가 관상용으로 재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로마 시대에는 장미를 증류해 얻어진 향료가 귀족들의 생활필수품으로 애용되었다고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찔레를 장미라고 하며 담장 벽에 의지해서 자란다고 기술되어 있다. 조선 시대 ‘양화소록養花小錄’에는 자태가 아담하고 아름답다고 적고 있으며 가우佳友라고 부르기도 했다. 꽃은 누구나 좋아한다. 특히 문인들은 꽃을 예찬하여 아름다운 노랫말을 만들어 모든 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예학의 효시라는 강희안姜希顔(1419~1464 : 조선 초기의 문신)의 ‘양화소록養花小錄’ 중 ‘화개월령花開月令’ 3월에는 두견, 앵두, 살구, 복숭아, 배, 해당, 정향, 능금, 사과, 4월에는 월계, 산단, 왜홍, 모란, 장미, 작약, 치자, 철쭉, 상해당, 5월에는 월계, 석류, 서향화, 해류, 위성류가 핀다고 했다. 이는 봄은 붉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봄의 상징은 울긋불긋한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수 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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