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먹으며 산다
시작이 중요하지만 마지막은 깔끔해야 한다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조용히 떠나야 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0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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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였다. 특히 병원의 환자들은 그렇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보이는 것은 천정과 형광등이다. 천정은 희끄무레한 텍스다. 낮이나 밤이나 눈을 떠도 보이고 눈을 감아도 보인다. 이를 보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물어보면 아무 생각 없이 천정만 멀거니 바라본다는 것이다. 말기환자들에게는 남아 있는 시간이 짧다. 그러기 때문에 짧은 시간은 더 소중하고 긴 요하다. 무의식 속으로 깊숙이 가라앉은 생각들을 인식의 세계로 끄집어 내야한다. 생각들이 살아나야 내가 산다. 천천히 하나씩 짚어가며 잊혀져간 생각들을 정리해보자. 해가 뜨는 일출도 아름답지만 저물어가는 일몰도 아름답다. 날씨가 좋은 오후 서쪽의 바닷가로 달려간다. 갈매기 나는 바닷가에 서서 해넘이를 바라보면 장관이다. 하늘과 바다가 온통 빨갛게 빛난다.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넘어가면 어둠의 장막이 드리운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짧기에 그 순간이 가슴에 깊이 남는다. 이와 같이 내가 만난 환자들에게도 저녁노을처럼 아름다웠던 시간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 다. 그 생각, 그 추억들로 붉게 빛나는 저녁노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어둠의 빛깔을 지우고 밝게 빛나는 소망의 색깔로 아름답게 꾸며보자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잊혀져간 생각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산보를 하듯이 필자와 손을 잡고 가보자. 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이런 때가 있었는데 하며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이것을 문학에 서는 미루어 체험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추체험’이라 한다. 글쓴이의 생각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유사한 생각을 더듬어 따라가며 원본에 덮어써 내려가는 것이다. 병상에 누워 죽음을 생각하지 말고 지난날의 아름다웠던 날들을 생각하자. 꺼져가는 등불에 기름을 부어 생명의 불을 밝히는 것이다. 잊혀가는 기억을 되살려 아직은 내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소망의 끄나풀을 놓지 말자. ‘추억을 먹으며 산다’에서의 글들은 필자가 생각하고 살아온 이야기 들이다. 독자에게 자랑을 하려고, 생색을 내려고 여기에 실어 놓은 것은 아니다. 한편 한편의 글들은 여러분들이 아픔과 고통으로 인하여 잊어버린 아름다웠던 이야기들을 되살리고자 쓰인 글이다. “그래,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맞아, 맞아 그런 때가 있었어,” 공감을 해가다보면 어느새 환자라는 생각과 틀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병상에 있다 보면 서서히 일상 생활의 기능들이 떨어져 가고 정신력마저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이 글을 통하여 꺼져가는 총기를 붙잡아 살아온 삶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마음속에 담아가기 위함이다. 어렸을 때부터 학창시절, 결혼과 취직, 젊은 날의 이야기, 장년의 결실과 퇴임 이후의 이야기들까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되돌아보고 새겨보면 한알 한 알이 영글어 포도송이와 같이 탐스럽다. 내 삶의 보석들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아름다운 엔딩’의 글쓰기에 들어간 것은 금년 5월부터이다. 병원에서 보조활동인력으로 근무하고 퇴근을 하여 집에 오면 피곤하였다. 정신이 맑아야 글을 쓰는데 피곤하니 생각들이 이어나가지를 못했다. 코로나가 기승으로 부리던 3월초에 코로나에 걸려 집에서 약을 먹어가며 격리기간을 지냈다. 남들은 1주일이라는데 그래도 식사는 잘했다. 밥을 먹고 잠이 와서 잠을 자고, 식사때 일 어나 밥을 먹고 다시 잠을 자기를 2주일 동안 계속되었다. 그 무렵 허리 협착증까지 와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힘이 들었다. 정형외과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시술하는 방법은 있지만 최대한 견뎌보라는 것이었다. 대학병원, 한의원 한방병원 등을 두루 다니다가 바른 몸 체형 만들기에서 통증은 제압이 되었다. 허리 협착에서 오는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디지 못하고 정형외과에 입원을 하게 됨으로 늦게나마 호스피스병원에서 돌보던 환자들의 아픔과 통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고 실감을 하게 되었다. 바른 몸 체형 만들기 선생님께서 환자가 아픈 만큼 몸도 치유가 된다 하시면서 치료를 위해 눌러 대는데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꼬리를 자르고 도망을 가는 도마뱀과 같이 내 몸의 일부를 잘라 내고 도망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파야 남의 아픔을 이해하듯이 하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허리 통증을 통하여 말기환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알게 한 것이다. 환자들이 통증을 호소할 때에도 그리 아프세요? 하고 간호사실에 연락해 줄 정도였지 아픔을 깊이 나누거나 제대로 공감해 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는다. 내가 아파보아야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절감이 된다.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 내가 왕년에는 이랬는데 하시며 거드름을 피우시는 분들이 있다. 지나간 추억들은 아름다운 추억이었으면 한다. 병상에서라도 아름다웠던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추억에 잠기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혹여 사람들과의 잘못된 관계,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면 깨끗이 정리를 해야 한다.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용서하고, 화해를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화해를 청해야 할 것이다. 시작이 중요하지만 마지막은 깔끔해야 한다.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조용히 떠나야 한다.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0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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