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진 삶 임실 필봉마을굿을 꿈꾸다(2)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09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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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마지막 날 폭염까지 35도를 넘나들자 축제를 이끌고 있는 양진성 대표뿐만 아니라 양순용배 전국풍물굿 경연대회에 참가한 14개팀의 출연자들의 진을 빼는 날씨였으나 공연장의 열기는 더위를 넘어선 것이다. 마침 심사위원 석에서 진지하게 임실 섬진강 시인의 김용택 선생이 필봉굿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는 장면은 역시 고향을 같이 알뜰하게 가꾸어 가는 임실 사람의 마음을 엿본 듯 싶었다. 잠시 점심시간 잔치국수 한 그릇을 놓고 나눈 양진성 대표와의 그의 꿈 이야기는 어쩌면 푸진 굿 푸진 먹거리의 한 장면이 되었다. 축제 이튿날인 8월 18일 열린 전통놀이 개인놀이 부분 경연도 있었는데 당당히 이리농악 전수자이며 채상소고춤으로 대상을 받은 젊은 쟁이는 올해 25세의 변우택씨로 우연히 본 소고춤에 반해 낯설고 물설은 이리농악 전수관을 찾아가 전수자 과정을 어렵게 마친 재간동이었다. 마지막 날은 임실군 동우회, 서울대 단풍연, 광주 무들 농악대, 서울 하늘다래팀, 진포문화예술원, 안양 두드림, 밝달, 저잣거리팀, 서강대생으로 이루워진 서강풍연등 14개팀이 벌인 열띤농악경연에서 대상은 서강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서강풍연(대표 전도은외 41명)이 대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대상을 받은 서강풍연은 주로 대학교 1,2학년의 주축이된 젊은 팀으로 매년 여름과 겨울에 진행하고 있는 필봉농악 동·하계 전수교육을 통해 농악의 기본을 익히고 나온 팀이라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양진성 대표와 나눈 농악의 꿈이야기 중 2023년 가장 핫한 트로트 스타가 TV조선의 미스터 트롯에 출연하였었던 ‘장구의 신’으로 불린 가수 박서진이다. 어린시절 익힌 장구가락을 자신의 노래에 엊어 부르는 그의 노래는 거의 팬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 어린 시절에 어머니 곗방에 따라 놀라가면 하루 종일 오직 장구 장단하나로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부터 한오백년, 진도아리랑 민요까지 휘젓는 악기가 오직 장구였는데, 이 장구가 가수 박서진의 인기 비결이다. 어쩜 고루해보이는 전통이라는 틀거리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느낌의 국악그룹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또 다른 화제가 되어 판소리 싸이로 불러지며 주목을 끈 대전 연정국악원 판소리 강사 최재구는 전북대 판소리 전공(88년생)으로 스스로 판소리 디자이너를 꿈꾸며, 키워 주셨던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김정호의 ‘하얀 나비’를 특유의 북 장단에 얹어 불렀다. ‘하얀 나비’라는 노래는 담양 출신의 전설적인 판소리 명창 박동실이 외할아버지이며 영화 ‘서편제’의 실제 모델인 박숙자가 친어머니인 가수 김정호. 그의 소리 가문의 절절한 소리내력을 담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가야금 병창 서일도와 아이들은 스승과 제자가 모인 그룹으로 아이돌 그룹 마마무의 ‘데칼 코마니’를 가야금에 얹어 파격적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여 주었고, 첼로 활로 가야금을 연주하고, 가야금 줄을 끊어버리는 파격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임재현은 가수 이정현의 가요 ‘바꿔’를 가야금 연주로 색다는 편곡으로 선보여주었고, 그는 본래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의 진지한 가야금병창 연주자이다. 이렇듯 새롭게 농악 장단을 기본으로 서양 음악과 접목을 통해 새로운 한국음악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기본이 농악 장단이다. 이 농악 장단에 해방 후 70년동안 사랑받아온 트로트를 얹어 소화한 것이 바로 장구의 신 박서진의 노래이고 올해 채상소고로 개인놀이 대상을 받은 변우택의 소고춤과 세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Kpop댄스와 적절하게 얹어 논다면 색다른 춤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농악의 일패 장단부터 7패,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으로 변형하여 세계에 울려퍼진 BTS ‘대취타’ 뮤직비디오는 단숨에 유튜브 조회 수 8000만 뷰에 육박했고, 팬클럽 아미의 리액션 동영상도 70만 뷰를 넘어섰듯 농악의 꽹과리 장구 북 징이 간단한 악기구성으로 수백 가지가 넘는 장단과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신명을 돋을 수 있다. 겨우 원지름이 20cm 정도의 일반 꽹과리가 울릴 때 가슴에 때리는 파장은 참으로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소리이다. 이런 농악 장단에 트로트나 힙합, 댄스음악등 다양한 K pop 소리를 얹는 노력을 한다면 더욱 대중에게 가깝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으며 핸드폰 한 대로 찍은 영상으로 유튜브나 SNS로 직접 관객과 소통라고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현실이 바로 농악으로 이제 막 노인이 되어가는 730만 베이비 부머 세대에게 다가서자는 제안이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너무 빠르게 진행 중이며 베이비부머 세대 맏형인 1955년생이 65세가 되던 해부터 10년 안에 약 730만 명의 은퇴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쓸 돈이 없이 궁핍한 과거의 노인들과는 다르게 여가와 문화 소비자로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새로운 노년의 삶을 살아갈 세대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외로움이라는 상실감이다. 이런 소외감과 외로움의 가장 확실한 치료제가 바로 농악이 될 수 있다. 과거엔 끼니도 없이 굶어가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꽹과리를 치고 그 소리를 이어갔지만 이제 노인세대의 새로운 배움부터 시작하면 한국 사람 누구라도 한번 직접 악기를 들고 치고 뛰고 연주해보면 누구든지 홀리고 빠질 수 있는 음악이 농악이다. 우리 핏속에 감춰진 음악 DNA가 살아나게 해주면 된다. 전라북도에만 약간씩 다른 특색을 지닌 국가지정무형문화재로 임실필봉농악 이외에도 이리농악, 남원농악이 있고 전라북도 지정 농악으로 7-1호 부안농악 (상쇠 라모녀), 7-2호 정읍농악 (소고 김종수) (상쇠 유지화) 7-3호 김제농악(상쇠 이준용), 7-4호 남원농악 (상쇠 류명철), 7-6호 고창농악 (고깔소고 정창환), (설장고 정기환) 7-7호 익산성당포구농악 등 수많은 농악대와 농악 명인들이 완벽하게 갖추고 준비된 곳이 전라도다. 임실 농악의 모토처럼 협화, 협력하고 화합하며 각 마을 마다 각 동네마다 시니어 농악대를 만들어 가르치고 배워 외로운 노인 세대가 직접 농악으로 활력을 얻고 예를 들어 우리의 전통대로 정월 보름이나 추석 한가위에 집집마다 찾아가 집안 구석 구석의 액을 몰아내고 집안 식구의 모두 무사 평안함을 빌어주는 풍물굿을 치며 논다거나 추석에는 전라도 풍물대회를 열어 일년 내내 동네 사랑방이나 노인회관에서 배우고 익힌 시니어 농악대가 마을굿 축제를 연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가을 풍경이 될 것인가? 전 세계 흩어져 사는 자식들이, 도시에 쪼들여 살던 식구들을 노인이 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가락으로 풀어내는 농악가락을 자식들에게 들려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전통이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푸짐한 굿 푸짐한 삶이 될 수 있는 비결이다. 음악에 재주가 없는 사람도 잡색이라고 각시, 할미, 양반, 포수, 중 등 온갖 인물을 본떠 꾸민 다양한 잡색이 되어 주로 춤을 추며 악기잽이와 더불어 농악판을 이끌어 나가는 일종의 광대가 될 수 있다. 농악은 전라도 사람이면 누구나 대한민국 모든 사람의 놀이판, 살판이다.
/최공섭 프리랜서 피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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