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1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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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눈 감으면 눈 감은 채로 눈 뜨면 눈 뜬 채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여행은 생각만 하여도 좋다. 입에 생기가 돌고 밥맛이 난다. 바빠서 가지 못하고 여유가 없어 가지 못했던 여 행을 지금 필자와 함께 출발하는 것이다. 아무 부담 없이 따라 나서 보는 것이다. 필자는 여행의 즐거움을 일찍이 알았다. 근무하던 학교의 재단 이 사장께서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길러진다’는 소신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견문과 지식이 깊고 넓어야 학생들에게 커다란 꿈을 심어줄 수 있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해외여행의 문호가 열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교사들의 해외탐 방을 실시하게 하였다. 적잖은 경비를 들여 세계를 북미, 서유럽, 러, 북구유럽, 중국 네 개 그룹으로 나누어 해외여행을 시행하였는데 그 분의 영향으로 여행을 다니게 된 것이다. 여행이 좋아 어느 해 여름 방학 중에는 세 번씩이나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간 일이 있다.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중독현상이 있다. 방학이 다가오면 이번에는 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 생각이 앞서 간다. 여행은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 출발하여 여행 다니는 시간, 다 녀온 후에 정리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한 학기인 6개월이 즐거운 셈이 다. 이번에는 어느 지역으로 갈 것인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 인가?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가슴 설레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하여도 말랐던 입안이 촉촉해지고 엔도르핀이 돌고, 생기가 난다. 여행 가방을 꾸려 인천공항 수하물센터에서 짐을 붙이고 나면 여 행은 시작이 된다. 면세품 구역에 들어가 요즘 어떠한 악세사리, 화 장품, 옷가지, 시계, 전자제품들이 유행을 하고 있는지 한 바퀴 들러 보고 비행기에 오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식을 먹고 잠을 청하지 만 나는 책을 꺼낸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나는 세 권의 책을 준비해 간다. 한 권은 비행기 안에서 지루함을 덜기 위하여 갈 때 읽고, 한 권은 여행 중 저녁시간에 호텔에서 주로 읽고, 한 권은 돌아오는 비 행기 안에서 읽는다. 이 중 한 권은 여행지에 관한 책이다. 멀리 가는 여행이면 여유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지만 짧은 거리에서는 가벼운 책으로 준비하여 간다. 비행기 타고 가는 시간이 지루하거나 힘들 틈이 없다. 여행의 방법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페키지여행, 배낭여행, 자유여행이 있는데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나는 주로 페키지 여행을 한다. 경비가 적게 들고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키지 여행은 여행사에서 준비하여 10~20명의 여행자가 한 그룹으 로 정해진 나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우선 경비가 절 약이 되는 이점이 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여행사에서 완벽하게 준비되어 이루어지게 됨으로 신경 쓸 일도 없어 편리하다. 다만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머무를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페키지 여행을 이용한다. 배낭여행은 한 두 사람이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비행 기 편은 여행 떠나기 전 미리 예약을 해놓고 예정된 지역 안에서 자 유롭게 여행하는 방법이다. 다만 언어소통이 제한적일 때가 있으므 로 불편한 점이 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 팀이 오지 산골짝에서 선교하시는 목사님을 만나 러 가는 길에 아가씨 한 사람을 만났다. 아무리 보아도 우리나라 사 람인 것 같아 물으니 한국인이라 한다. 배낭에 지도하나 달랑 들고 모자를 눌러썼다. 혼자 다닌다고 했다. 아프리카에 온지가 한 달 되 었는데 다음 한 달은 중동 지역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여자의 몸 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데 두렵거나 무섭지도 아니한지? 다시 보았 다. 우리 젊은이들이 저러한데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선진국으로 발 돋움할거라는 기대감에 마음이 든든했다. 그 아가씨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유여행은 그야말로 자유여행이다. 유럽여행을 하다 이탈리아 로 마 트레비 분수대 앞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아주머니시다. 집이 경 남 창원이라는데 여행 가방도 없이 어께에 맨 숄 가방이 전부란다. 너무 궁금하여 물으니 가방 속에는 속내의 한 벌과 잠옷, 반바지 화 장품이 전부란다. 겉옷은 여행지에서 필요할 때 사 입고 누구를 주 든지 버린다고 하신다. 여인네지만 거침세가 없고 활달하다. 마음 씀 씀이도 자유분방하시고 웃음소리도 크다. 자기는 한 곳에서 오래 머 물러 살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여행을 다닌다 한다. 자기 남편도 지금 쯤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남편을 영국 런던 공원에서 우연히 만났었던 일도 있었다 한다. 사는 것처럼 살아가는 재미있는 부부다. 이와 같이 여유가 있어 자유로이 여행을 마음대로 하면서 살아가 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나는 여행지에 가면 궁금한 것들이 있다. 그 나라에는 어떤 생물이 살아가고 있을까? 모 스크바 국립대학을 방문하였을 때의 일이다. 대학 자체가 엄청 큰 건 물로 이루어졌지만 건물 사이 운동장과 정원도 아주 넓고 크다. 여름 인데 운동장이 녹색으로 가관이다. 잔디가 깔린 줄 알고 가까이 다 가갔더니 잔디는 찾아볼 수 없고 바라고 풀과 잡초들로 이루어져 있 었다. 풀 깎는 기계로 자주 깎아 주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 리고 우리나라는 소나무가 아름다운데 전 세계지역에도 모양새만 조 금씩 다를 뿐 모든 나라에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음을 알았다. 참새도 각 나라마다 살아가고 있는데 크기와 모양새가 조금씩 다를 뿐이 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참새가 크기도 적당하고 옷도 아름 답게 입어 가장 예쁘다. 여행지에서 무엇보다 사람들의 얼굴을 관심가지고 바라보는 습관 이 있어 왔다. 사거리에 멈춰 신호를 기다리며 바라본 사람들, 저 분 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 어디를 가고 있을까? 무슨 생각 을 하고 있을까? 행복한 것일까? 생각에 꼬리를 물고 내 나름대로 소 설을 쓴다. 누가 보면 웃기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일는지 모른다. 언 어가 통한다면 붙잡고 물어보아야 직성이 풀릴 터인데, 얼굴들을 사 진기로 찍어 앨범에 정리 하듯이 눈으로 얼굴들을 찍어 내 가슴에 차곡차곡 갈무리한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만난 성숙한 여인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엘리자 베스 테일러, 오드리 헵번, 소피 마르소 등 깨끗한 피부의 백인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을 하여 왔는데 케냐에 와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 다. 나이로비 백화점에서 만난 아가씨들, 새까만 피부에 까만 눈동자, 가늘게 머리를 따내려 멋을 낸 검은 곱슬머리, 탐스럽게 부푼 앞가슴, 튕겨 나갈 듯 탄력의 엉덩이, 적당히 뻗은 다리며 관능미의 상징이었 다. 잘록한 허리선에서 S자 라인으로 둥글게 흐르는 곡선의 미, 엉덩 이는 인체미의 극치가 아니던가? 사람이 저토록 아름다운 것인가? 나 는 다시 한 번 검은 피부의 여인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의 일이다. 지중해 바다가 잘 보이는 버나트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 바닷가로 나 갔다. 엷은 안개가 끼어있고 해가 솟아오르기 전이었다. 모래 백사장 이 깨끗하여 덜썩 주저앉아 일출을 기다렸다. 30대의 젊은 아주머니 가 내 앞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닌가? 도톰한 얼굴의 전형적인 스 페인 여인의 모습이다. 서툰 영어로 앉아 일출을 기다리면 어떻겠느 냐 하니 알아들은 듯 내 곁에 다가와 앉는다. 혼자이냐고 물으니 혼 자라고 한다. 마드리드에서 살고 있는데 바람 쏘이러 이곳에 왔다고 한다. 일출을 함께 보고 같은 호텔이라 함께 앉아 식사를 했다. 안타 까웠다. 내가 스페인어를 모르니까 영어로 할 수 밖에, 서로 영어가 짧아 단어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무르니 정녕 하고 싶은 말은 못하고 끙끙대었다. 그녀와 나의 영어 수준은 비슷하였다. 마드리드에 오시 면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하였는데 가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여행객에게 묻는다. 여행을 다니면서 보기에 가장 아름 다웠던 곳은 어디인가? 가장 살고 싶었던 곳은 어디인가? 궁금해 한 다. 우선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이 생각난다.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면 잔잔하고 맑은 물과 햇살이 고운 바다가 펼쳐진다. 해협을 끼고 창살 이 있는 하얀 집들이, 마을들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그림 같은 곳이 다. 집 마당에서 텀벙 물속으로 뛰어들면 자연 수영장이 되고, 요트 를 타고 한 바퀴 휭 돌면 맺힌 가슴이 풀릴 것만 같은 꿈꾸어 왔던 요 람, 그야말로 보스포러스 해협은 그녀와 함께 살고 싶은 집, 선한 이 웃들이 사는 마을이다.두 번째로 뉴질랜드 남섬이 인상적이다. 크라이스쳐치와 퀸스타운 의 밀포사운드, 호수가 있고 자연이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천혜의 요 새, 자연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 지 아무나 들어가 살 수 없을 것만 같 은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겨둔 낙원과 같은 곳이다. 공기가 어찌나 맑고 시원한 지 숨쉬기가 편하다. 눈 덮인 산이며 펼쳐지는 산 능선, 그 아래 옥색 빛 호수들이 푸르다 못해 잉크 빛이다. 한 움큼 잡아 쥐 어짜면 가슴에 엉킨 한이 물방울이 되어 떨어질 것만 같다. 여러 곳을 다녀 보면서 꼭 한 번은 가볼만한 곳으로 생각되는 곳이 있다. 중국의 실크로드 여행이다. 중국의 북서부 지역인 둔황, 투루 판, 우루무치 지역을 탐방하는 코스다. 모래와 사막지역으로 무덥고 힘든 지역인 만큼 보람도 있다. 이곳을 여행하게 되면 11가지 수단을 이용하여 재미와 흥미를 돋울 수 있다. 여행 중에 기차, 배, 말, 낙타, 버스, 모래썰매, 전동차, 사막용 전동차, 케이블카, 봅슬레이, 모노레일 등 다양하게 탈거리를 제공 받는다. 투루판에 가면 지상에서 가장 맛 있는 과일을 먹어볼 수 있는데 하미콰다. 수박에 메론을 합쳐놓은 모 양과 맛인데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 맛이 좋다며 매 식사 때마다 하 미콰로 식사를 떼우는 분도 계셨다. 그리고 햇살이 좋아 포도 맛이 일품이었고, 왕대추가 크고 맛이 있어 잊을 수가 없다. 여러 곳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다. 여행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조 미료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삶에 지쳐 무기력해질 때, 의기소침해질 때 활력을 되찾기 위해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보자. 아니면 지난날에 가서 아름다웠던 여행지를 머릿속으로라도 되살려 그려보자. 그 아름다움 속에 자신을 묻고 깊이 한 번 잠겨보자. 나도 이렇게 행복한 시절, 행복한 때가 있었노라고.
/김영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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