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11월 14일
|
 |
|
| ⓒ e-전라매일 |
| 소싸움은 소가 한곳에 모여 풀을 뜯다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루고, 소 주인이 자기의 소를 응원하던 것이 발전하여 구경꾼들이 보고 즐기는 소싸움으로 변하게 되었다. 싸움 날 아침, 소 주인은 소를 깨끗이 목욕을 시키고 여러 천으로 꼰 고삐를 메우고 소머리에는 여러 헝겊으로 장식하며 목에는 큰 쇠방울을 달아준다. 소 주인도 옷을 갈아입고 머리는 붉은 수건을 옆으로 비껴 싸메고, 오른편 허리에는 각양각색 실로 수를 놓은 주머니를 차고 소와 함께 싸움터로 향한다. 소 싸움터에는 많은 구경꾼들이 모이고 자기 마을의 소를 응원하기 위한 농악대가 풍악을 울린다. 소싸움을 주관하는 이를 ‘도감都監’이라고 하며, 도감은 싸울 소의 나이와 체구에 따라 서로 비슷한 것끼리 짝을 지운다. 순서에 따라 도감이 호명하면 주인은 소를 끌고 들어온다. 이때 소와 소 사이에는 미리 포장을 쳐서 가려둔다. 이는 소들이 미리 싸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포장을 걷어내는 순간 소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싸움소의 뿔은 모양에 따라 비녀뿔(비녀처럼 옆으로 누운 뿔), 노고지리뿔(하늘로 솟은 뿔), 옥뿔(앞으로 뻗은 뿔)로 나눈다. 소들은 뿔을 맞대고 상대를 떠받치고 밀기 시작하며 구경꾼들은 자기 마을의 소를 응원하며 함성을 지른다. 싸움소가 되는 기준은 까다롭다. 우선 눈이 작고 매서워야 하며, 두 뿔의 간격은 좁고, 목은 굵어야 한다. 또한 몸이 반듯하고 꼬리가 길어야 한다. 싸움소는 결국 소싸움을 잘하도록 길러진 특 갑종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흑소나 칡소, 황소가 특 갑종이며, 보통 한우보다 몸집이 훨씬 크고, 무게가 700~1200kg나 된다. 싸움소는 일반 소에 비해 힘은 세지만 민첩성이 떨어진다. 이런 소가 거대한 몸무게를 실어 상대의 이마를 밀어붙이다 보면 시간이 흐르고 두 소의 이마는 피로 물들어 간다. 한 소가 무릎 꿇거나, 넘어지거나, 밀리거나, 싸움을 피하면 경기는 종료된다. 보통 15∼20분 만에 결판이 난다. 힘이 빠진 소는 침을 흘리고 오줌을 싸고 생똥을 싸기도 한다. 이긴 소나 진 소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기진맥진한 소들은 긴 혀를 늘어뜨리고 피로 물든 이마를 하고서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그러나 어떤 소들은 좀처럼 싸우지 않고 모래만 차올려 구경꾼들이 애를 태우기도 한다. 무패의 싸움소를 만들기 위해서 소에게 뱀탕이나 개소주 등을 먹이는 것은 기본이고 산악달리기와 산비탈에서 오래 버티기 등 훈련을 시킨다. 최근에는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도록 싸움 직전에 소에게 대병의 소주를 강제로 먹이기도 한다. 싸움에 이기면 소 주인은 물론 마을사람들까지 소를 어루만지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소싸움을 허가 받은 전국 지자체는 경상북도 청도, 의령, 경상남도 진주, 함안, 김해, 창녕, 창원, 대구광역시, 충청북도 보은, 전라북도 완주, 정읍 등 11곳이다. 소싸움 대회를 개최하는 지자체들은 우리나라 소싸움은 스페인의 투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우리 고유의 민속 경기다. 스페인의 투우는 인간이 소를 죽이는 학대 행위로 소를 죽임으로 게임이 끝나지만 우리나라 소싸움은 인간이 소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소들끼리 힘겨루기로 박진감이 넘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민속 소싸움 대회를 두고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 동안 소싸움은 동물학대 범주에 들어가지 않았다. 현행 동물보호는 동물 보호법, 동물 보호법 시행규칙, 동물 보호법 시행령으로 나뉜다. 관건이 되는 것은 ‘동물 보호법 제 8조 동물 학대 등의 금지’에서 2항 3호다. 여기에는 도박, 광고, 오락, 유흥을 목적으로 동물을 다치게 하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4조에는 민속 소싸움 경기를 예외 규정으로 소싸움은 동물 학대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에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허가를 받은 소싸움은 싸움 중 소가 다치거나 죽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반면 소싸움을 제외한 투계 (닭싸움)나 투견(개싸움) 등은 시행령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다. 모 지차체에서는 지역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상설 소싸움장 건립을 추진하려다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이유는 동물 보호단체와 시민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었다. 소는 선천적으로 유순한 초식 동물이다. 그런 소들이 뿔로 상대를 들이받으며 목숨을 건 각축을 벌이는 동안 인간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다. 소싸움을 집단적으로 지켜보며 즐기는 행위는 인간이 갖고 있는 이기심과 가학성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자극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유희를 위해 억지로 싸우게 하고 열광을 하는 소싸움은 정말 동물 학대가 아닌지?
/정성수 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11월 14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