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는 것’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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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아프다는 얘기를 흔히 하지만 모든 생물은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다만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몸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반응을 나타낼 뿐 소리를 내어 표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직 인간만이 언어와 신체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아픔을 나타낸다. 심지어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도 많다. 병이 들거나 다치는 경우 신체의 어디를 막론하고 통증이 있게 마련이지만 상처가 작다고 해서 아픔이 덜하지도 않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연적으로 아픈 경우가 많지만 인위적으로 생기는 상처도 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부딪침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른바 폭력이나 상해는 의견이 다르거나 자기 의견에 맞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휘두르는 주먹이나 흉기가 원인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묻지마’ 폭행과 상해는 세계에서 제일 안정된 치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수치다. 폭력과 상해는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는데서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이 인위적일 때 우리는 번뇌를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8.15광복이후 수많은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이승만독재는 건국대통령 초대대통령이라는 미명을 내세우고 12년간 계속되었다. 그의 영구집권 욕심은 결국 3.15부정선거로 귀결되었다. 야당의 대통령후보였던 신익희와 조병옥은 4년 터울로 선거직전에 급서함으로서 대통령선거는 흥미를 잃었지만 이승만 후계자인 이기붕의 부통령 당선을 위해서 자유당정권은 필사적인 부정선거를 획책했다. 결국 2.28대구, 3.8대전, 3.15마산, 4.4전북대의 거대한 시민 학생궐기를 계기로 4.19혁명의 위대한 승리가 기록되었다. 그러나 1년 후에 터진 5.16군사쿠데타로 민주화의 불길이 꺼지고 30년에 걸친 군사독재가 국민을 짓밟았다. 이 기간은 태양이 가려진 암흑의 세월이었다. 수많은 학생들과 국민들은 독재정권을 타도하자고 외쳤지만 돌아온 것은 정보부와 감옥 뿐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고문기술자’를 양산하여 민주운동을 마구잡이로 탄압했다. 군사독재가 길어지면서 고문은 정보기관의 대명사가 되었고 희생자가 속출했다. 고문피해자는 수없이 양산되었지만 대표적인 사례로 벅종철이 등장한다. 남영동 치안분실에서 자행된 이 고문치사사건은 “탁치니 욱하고 쓰러졌다‘는 경찰의 변명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하는 쓰라린 명구가 되었다. 피해자는 수도 없이 많지만 대부분 아무도 모르는 일처럼 묻혀버렸다. 나라의 민주화와 국민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하여 저항했던 학생과 시민들은 온 몸과 마음이 걸레가 되었지만 어디에 내놓고 호소할 수도 없었다. 제정구와 김근태는 그나마 학생운동의 지도자로서 출옥 후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하다가 고문후유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서 널리 알려질 수 있었던 희생자다. 나는 ‘80년 5.18당시 하루 전날 밤 남산 정보부 지하실로 끌려가 소위 김대중내란음모사건으로 연루하여 60일 동안 끔찍한 고문을 받았다. 수경사령부 보통군법회의와 육군본부 고등군법회의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며 “고문을 받았다”고 항변했으나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서울구치소로 넘어간 후 오른쪽 허벅지가 마비되어 꼬집어도 감각이 없었다. 혼자서 주무르고 안마하며 몇 달동안 맛사지를 했더니 개선되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흘렀다. 나이 먹고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오른쪽 고관절에 고장신호가 왔다. 고문후유증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서울대병원에서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받고 재활병원에서 걷기연습부터 했다. 이 아픔은 나 혼자만의 아픔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독재와의 투쟁을 멈출 수 없었던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수많은 동지들과 아픔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세대를 대신하여 몸과 마음의 아픔을 되새겨 본다. 이런 아픔이 다시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3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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