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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공연

[신춘문예]숲을 켜다-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02일
가위바위보를 할 때도 주먹을 내야겠어요 오늘이 새나가지 않도록

블랙 미러 속 환삼덩굴이 투명한 손을 뻗어오네요 엄지와 검지의 잔뿌리를 싹둑 자르고 포레스트 어플*을 켭니다 여기는 역설의 숲, 숲지기는 가위로 가위를 잘라야 해요 비탈진 모래 언덕에 곰발바닥선인장을 심어볼까요 보송보송한 솜털에는 지문이 닳지 않겠죠

천천히 흘러내리는 모래시계를 샀지요 시간의 나무는 백색소음을 먹고 자란대요

건조한 수요일이 명상을 클릭합니다 함께 심기에 당신을 초대할게요 다달이 선물로 주던 데이터, 이젠 꽃과 나무로 주세요 코인이 쌓이면 낙타의 무릎에도 종려나무를 심어요, 우리

눈을 감고 날숨을 길게 내쉽니다 마른 흙이 빗방울에 놀라 소스라치네요 불모의 한때가 비늘처럼 떨어져 내립니다 코끝을 스치는 흙내음

내일은 집을 지을 거야 수목 한계선 밖에서 울고 있던 야명조(夜鳴鳥) 한 마리,

가문비나무숲으로 날아듭니다 가문비나무에선 사철 물소리가 들려요 극지의 바람에는 비의 씨앗이 들어 있나 봐요 바람의 숨결에 집중하며 주먹을 풀지 않는 나무 고요히 겨울을 완성한 가문비나무는 악기의 맑은 공명(共鳴)이 되죠

새에게서 저녁을 삭제하자 발톱이 새로 돋아났어요 여문 실핏줄을 뽑아 시간의 나이테를 그려요 파랗게 녹명(鹿鳴)을 풀어놓아요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계획한 일에 몰두한 시간만큼 숲에 나무가 자람.



/조이경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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