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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愛 대한 생각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08일
만 65세 이상이면 노인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 예를 들면 소득과 재산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고, 의료면에서 틀니와 임플란트 비용 지원은 물론 폐렴·독감백신 무료, 교통면에서 KTX, SRT 할인, 지하철 무료, 버스비·택시비 지원, 국내선 비행기·국내여객선 탑승료할인, 문화면에서 고궁·농원·국, 공립공원·국립박물관·미술관 무료입장 외에도 경로우대, 의료비공제, 고령자 세액공제 등 부지기수다. 100세 시대를 산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장수의 소망이 21세기 들어서자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문제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부모 세대까지만 해도 단명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당장 노후를 걱정해야 할 베이비붐 세대들의 70% 이상이 제대로 된 노후 설계 없이 일자리를 떠난다는 통계이다. 오래 살게 된 만큼 그에 따라 경제활동이 늘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년은 짧다는 생각과 수입은 줄어들어 생명 연장은 결코 반가워할 일만은 아니다.
시급한 것은 빈부격차와 개인 빚의 증가, 물가 상승 압력을 대처하느라 손쓸 겨를이 없다. 운이 좋아 65세까지 일하고 은퇴를 한다고 해도 최소한 30년 이상 더 살아야 하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고 사람답게 사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제 외형적 기준으로는 분명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대부분 사람이 은퇴 준비가 안 되어 있다. 비참할 정도로 노후가 초라해지는 주된 원인은 자식들을 위한 맹목적인 지출이다. 뼈 빠지게 대학까지 가르쳐놔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식의 결혼과 분가까지 책임져야 하는 탓에, 노후 준비를 등한시 한 장수는 기뻐해야 할 일만은 아니다.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오래 살 수 있는 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삶의 질에 따라 기준이 다르겠지만 일정 금액의 자산이 있어야 부모로서 존재감이 있고, 자식들도 부모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는 독립적으로 살아야 갈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
경제적 준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하지 못해 남의 도움이 필요한 생활은 재앙이나 다름없다.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이 함께할 때 진정한 건강이라 할 수 있다. 하루하루를 밥이나 축내는 수명 연장 행위는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다. 문화적 소양이 낮은 사람은 돈만 있으면 노후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울 때는 끊임없는 감성 밭갈이를 통한 영적 성장이다.
인생 마지막을 보내는 황금 같은 기간에 꿈과 설렘이 없는 삶은 비참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지지 않은 일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노인이 될 때까지 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한 도전과 열망이다.‘이 나이에 뭘? 그냥 편하게 살지!’라며 자신을 폄하하고 남을 의식하느라 시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숨만 쉬는 삶일 뿐이지 사는 게 아니다. 취미활동을 비롯한 레저와 스포츠활동 등 어떤 일에 몰두하고 일정한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생활이야말로 노인들에게 필수적 요소이다.
100세 시대로 진입하면서부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단절되는 경우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정불화로 인해, 대부분 가족 사이에서 대화 단절에서 비롯된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최대한 양보하며 타협점을 찾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자식이 쓰는 방이 정돈되지 않고 더럽다며, 매일같이 들어와서 청소하는 부모와 들어오지 말라는 자식 간의 싸움은 본인들의 입장이 서로 달라 대화가 어렵다. 이런 경우 한쪽이 먼저 마음을 열고 화해를 위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많은 가정에서 보편적으로 겪는 불화의 원인은 가족 구성원들이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자식의 취업난, 종교 문제, 의견 대립, 치매 노인 부양 등에 있다.
불화 없이 사시사철 화목하게 살아가는 가정은 별로 없다. 이유는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다가, 상대방이 이해할 수가 없는 행동이나 주장을 할 때 감정이 쉽게 상하는데도 기인한다. 가족 중에 이기적이거나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더 힘들다.
현대는 가족의 의미가 희미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모는 자식을 위한 희생을 당연시하고, 자식은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징후가 강했다.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감이 약화하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혼의 증가와 한부모 가정이 늘어남으로 인해 가정이 악화하고 가정 교육이 소홀하기도 하다. 이런 환경에서 자식들은 부모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배우기 어렵다. 또한,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도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인주의가 강조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희석되는 데 한몫을 한다. 그 외에도 미디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부적절하고, 폭력적 내용의 미디어 콘텐츠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자식이 부정적인 행동을 모방하기도 한다.
요즘은 효자나 효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부모를 요양원에 맡기는 일이 흔해진 것 또한 사실이다. 단순히 개인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식들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며, 부모를 직접 돌볼 여유가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결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적 돌봄을 통해 부모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바람에서 비롯된 결정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자식들이 ‘나 몰라라’하는 태도를 취한다고 비판한다.
충격적인 것은, 일부 극단적 사례에서는 자식이 상속을 위해 부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패륜적 행위를 자행한다는 점이다. 이런 일은 개인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 사회적 가치의 붕괴를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 사회가 직시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학교·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식들에게 사랑과 존중을 가르쳐야 하고, 학교에서는 도덕적 가치를 교육해야 한다. 사회는 부적절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한하고, 가정과 학교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노력할 때 불효자와 패륜아가 줄어들 것이다.
어버이날愛 깨달아야 할 중요한 것은 평소에 부모의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오붓한 식사 한 끼, 감사의 꽃 한 송이를 드리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에게 최고의 선물은 오늘도 내일도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길 일이다.

/정성수
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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