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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스토리를 들으며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26일
며칠전 북한주민 한 사람이 한강하구에서 갯벌을 통해 교동도로 걸어 들어왔다. 남한에 맞닿아 있 어 북한군이 엄격하게 감시하며 탈북시도자는 무조건 사살한다는 곳이라 목숨을 건 탈출이♘음에 틀 림없다.
2010년대에는 매년 수천명의 북한주민들이 탈북하였으나 최근에는 급격히 줄어들어 공식통계로는 탈북자수가 2020년 229명, 2021년 63명, 2022년 67명, 2023년 196명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계 기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가는 국경통제가 강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코로나사태가 끝나면서 탈북 자 수가 약간이나마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유튜브에서 탈북민들의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남한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체험들이 많다. 북한에서 굶주림에 고생하다가 남한에 와서 풍요한 삶을 경험한 이야기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에는 계층간 경제적 불평등이 매우 크다. 굶느냐 굶지 않느냐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그러나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정말 가슴 아픈 부분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고, 자유도 없고 인권도 없이 국가폭력에 시달리는 삶이다.
사실 생활수준에 대해 말하자면 남한도 60년대까지는 매우 빈곤했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100명 가까운 급우들 중에 20명 정도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서 학교에서 주는 급식인 옥수수 죽이나 빵으로 점심을 때웠다. 당시 학생들의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탄 스토리들은 빈곤을 소재로한 게 많았다. 기억나는 일화들 중 하나만 이야기해보자.
당시 여름이면 단골로 유행하던 감염병인 뇌염으로 죽어가는 동네 아이 하나가 쌀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아이의 어머니가 어디가서 쌀밥을 겨우 구해왔는데, 그 사이 아이는 이미 저세상으로 가버렸다. 아이의 어머니는 ‘윤근아, 쌀밥 먹어라’하며 목을 놓아 애통해했다. 지금 들으면 거짓말 같지만 당시에는 주변에서 목도하는 일이많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되고, 북한은 아직도 남한의 60-70년대 수준 이다. 이를 시장경제와 통제경제의 차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로 보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어떤 사회도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만으로 유지될 수는 없다. 국가의 규 제 없이는 시장경제가 성립될 수 없다. 사회주의적인 재분배정책 없는 국가도 없다. 중국이 공산당 통 제 아래 있지만 시장경제를 허용하고 활용한다.
북한과 남한의 보다 근본적 차이는 정치체제에 있다. 남한이 여기까지 오게 된 데는 민주정치를 발 전시킨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면 시장경제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물론 민 주주의도 약점이 있다. 논리적으로 일관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불가능하다. 정권이 자주 교체 되어 정책이 오락가락한다. 일직선으로 앞으로 가는 게 아니고 지그재그로 나간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시장경제도 마찬가지다. 논리적인 것도 아니고 일직선으로 앞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변화무쌍한 주변 상황과 이해당사자들 간의 갈등 속에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앞으로 가는 게 시장경제다.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국민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퇴장하는 게 민주주의다. 거꾸로 독재자가 국민을 통제하는 게 전제주의다. 북한은 모든 주민들을 거대한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통제하고 있다. 탈북민들은 이 울타리를 넘어 탈출한 사람들이다.
북한주민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은 언제인가. 어떤 사람들은 곧 올 거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오지 않을 거라고 한다. 분명한 것은 변화는 온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때까지는 가슴 아픈 탈북민 스토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채수찬 (카이스트 교수)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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