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8-08 10:17:0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07:00
·17:00
··
·17:00
··
·16:00
··
·16:00
··
·16:00
뉴스 > 칼럼

칼럼-한날 한시에 부부가 죽는다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02일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사랑하는 부부가 가장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검은 머리 팟 뿌리 될 때까지 살다가 한날 한시에 함께 죽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지극한 사랑을 남에게 줄 수 없을뿐더러 뼈까지 같은 땅속에 함께 묻힐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생각만 해도 감동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면서 오손도손 살 수는 있을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늙어서 한 사람이 병이 들면 성성한 쪽이 간호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나 자신도 그런 입장이 되었다가 기어코 먼저 가는 사람을 붙들 수 없었지만 지금도 우리 주변에 그런 생활을 하는 부부들이 수없이 많이 목격된다. 친구들끼리 하루를 즐기는 등산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한쪽이 아프다 보면 간호할 사람이 마땅치 않아 참여하지 못하는 수가 비일비재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스스로 탈퇴 아닌 탈퇴를 하기도 한다. 오죽 만나고 싶은 친구들인가. 나이들어 옛날 친구를 만나면 학교생활 중에 일화도 떠오르고 공부를 잘 했네, 웅변을 잘 했네, 노래를 잘 불렀네 하면서 오만가지 얘기들이 너무나 풍성하다.

심지어 누가 누구보다 싸움을 잘 했다더라, 누가 더 예쁜 옷을 입었더라는 등 잊고 있었던 얘기가 무궁무진하다. 나중에는 자기 자신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일을 친구가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통에 한바탕 큰 웃음바다를 이루기도 한다. 이것이 어찌 보면 늙지 않는 비법이 될 수도 있고 치매를 예방하는 일일 수도 있다. 옆에서 젊은 사람들이 들으면 늙은이들의 수다에 혀를 끌끌거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팔팔한 기운을 뽐내는 일이어서 여간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제 신문에 보도된 정지웅-김지자 부부교수가 59년을 해로한 끝에 같은 날 별세했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차례 기사를 되읽었다. 부부가 같은 날에 세상을 하직한다는 것은 어디 소설에서나 들어 봄직한 얘기지 실제가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생전에 알지 못했던 분들의 별세에 새삼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두 분은 우리나라 농촌발전을 위하여 ‘지역사회 개발; 그 이론과 실제’를 함께 펴낼 정도로 연구에 매진한 분들이라고 한다. 남편 정교수는 서울대 농대 명예교수, 아내 김교수는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명에교수로 남편이 쓰러진 지난 12월31일부터 헌신적인 간호를 하다가 1월14일 쓰러진 뒤 숨졌고 남편 역시 6시간 후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부기 한날 한시에 하세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날 함께 떠났다는 것은 이 부박한 세태에 뭔가 느끼게 만든다. 요즘 우리나라 이혼율이 40%를 넘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고 법률적으로 갈라선 것은 아니더라도 졸혼(卒婚)이라는 이름으로 남남처럼 살고 있는 부부들도 많은 세상이다. 부부의 사랑이 옛날처럼 끈끈하지 못한 것은 세상 물정의 변화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정지웅-김지자 부부는 참으로 큰 교훈을 주고 떠났다고 생각된다. 배신과 변절이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죽으면서도 함께 간 그들이 남긴 교훈은 남은 이들의 가슴을 깊게 파헤치는 유훈이 아닐까.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02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귀농·귀촌으로 다시 뛰는 김제,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다  
전주비전대, K-컬처 기술인재 양성 AI 실무연수 성료  
도서관, 책을 넘어 사람과 지역을 잇다  
김제, ‘머무름’의 가치를 깨우다… 체류형 관광 이정표 제시  
지역소멸의 시대, 마을의 시간을 기록하다  
정읍시 ‘잘 쓰는 행정’ 선언…재정혁신으로 미래 기반 마련  
고창군, 민선 8기 3년…산업·관광·복지 10대 성과 결실  
김제시, 생활밀착형 자살예방 안전망 확대  
포토뉴스
어반자카파·심수봉부터 AI 판소리까지…전주세계소리축제 `풍성`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중음악과 전통예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감성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 
국립민속국악원, 임서연 `강산제 심청가` 완창 무대
국립민속국악원이 판소리 완창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소리 판' 무대를 마련한다.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예음헌에서 소리꾼  
지역 창작연극 `감정거래소` 8일 우진문화공간 무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창작 연극 '감정거래소'가 오는 8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이번 공연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백정신 센터장 ˝청년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화공간 만들겠다˝
삼천생활문화센터가 청년들의 취향 탐색과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오늘은 딴짓 좀 하겠습니다 : 기지개 기록'을 운영하며 참가자를 모 
전주문화재단 공연예술지원 선정작 `전주-무경` 무대 오른다
전주문화재단의 2026 공연예술지원 사업 선정작인 '박현희 무브먼트'의 창작 한국무용 공연 'RETURN-전주-무경(舞景)'이 오는 8일 전주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