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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노인은 누구인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01일

정성수 
시인

인간은‘각기 다른 세 개의 나를 지니고 산다’고 한다. 그것은‘내가 나를 보는 나’‘남이 나를 보는 나’ ‘남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의 차이差異’다. 이 세 유형의 나는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 형성을 좌우한다.
 
풍風이 쎄거나, 잘난 체 하거나, 허영에 들 뜬 사람은 실제의 나보다 부풀리는데 여념이 없다. 그런 사람들은 인생 거품이 많아 존경받을 수 없다. 외모가 깔끔치 못하거나 언행이 바르지 못한 사람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할 수밖에 없다.

노인일수록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머리칼도 가다듬어야 한다 노인이 좋은 옷을 입고 유행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아무렇게나 또는 적당히’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젊은 사람이 반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은 멋과 패기가 있게 보이지만 노인은 초라할 뿐이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노인이 오래 산다는 연구도 있다. 자신을 가꾸지 않는 것은 결국 자신은 물론 자식들까지 욕을 먹이는 것이다. 돈이나 물건을 아낀다는 생각으로 낡은 생활용품들을 사용하는 것도 근천스럽게 보인다. 노인들의 절약은 미덕이 아니라 수전노守錢奴로 보일 뿐이다. 인생의 후반은 마무리 시간이다. 정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지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죽은 자가 입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물건이나 돈일지라도 모두 놓고 저 세상으로 가야하는 것이 인간이다.
 
백만장자 록펠러Rockefeller의 일화는 나뭄의 행복으로 유명하다. 그는 나이 43세에 미국 갑부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 부자가 되었지만 55세에 불치병에 걸리고 말았다. 남은 수명이 1년밖에 안 된다는 의사의 말에 절망했다고 한다. 어느 날 병원 로비에 걸려있는 액자 속 글‘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를 보는 순간 지금껏 모으기만 했지 줄 줄을 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복도 끝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한 여자가 딸 입원비 문제로 애걸하는 소리였다. 록펠러는 비서를 시켜 소녀의 병원비를 지불하고 신원을 밝히지 말라고 했다. 얼마 후 건강이 회복되어 퇴원하는 소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록펠러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그 후 부터 록펠러는 나누는 삶을 실천하면서 98세 까지 살았다. 그가 한 말 중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는 대목은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면서 불행하게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했다’록펠러의 후반기 나뭄의 세월은 그에게 행복이자 평화였다.

노인은 결코 잉여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는 그들에게 뒷방 늙은이가 되라고 권하거나 폐품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겠다. 그들의 지혜나 삶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아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창조적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야 한다. 그때 노인들은 스스로 경륜과 경험을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기꺼이 내 놓을 것이다.

노인이라는 말은 절망적 단어가 아니다. 저물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해 간다는 다른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늙어가지 말고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거기에 더하기보다 줄이기를 잘해야 한다. 말하자면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덜어내고 단순화시켜 야 건강도 지키고 즐기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을 비우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욕심은 버리고 비운다는 생각을 한다면 겸손해질 뿐만 아니라 세상이 밝게 보인다. 인격은 돋보이고 진솔하고 여유로운 마음이 생겨 행복을 누리게 된다. 나이가 들어 나태해진 지성과 길들여지고 삐뚤어진 타성을 버려야 한다.
 
비운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자신을 위한 일이다. 비우지 않고는 새로운 것을 담을 수가 없다. 선뜻 비울 수 있는 마음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 삶의 활력소로 작용한다. 쇳덩이로 된 기계도 낡으면 녹슬고 썩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기계는 결국 소멸되지만 인간은 나이가 들어가며 지혜로운 무게를 더하면서 견고해지고 새로워진다.

노인들을 무엇이든지 우선순위를 자신에게 둬야한다. 이것은 바로 '나를 위한 선물'이다. 자신에게 주는 선물은 색 다르고 설렘이 있다. 만족 상태가 최고조가 되어 눈가에 번져는 주름도, 하얗게 변해가는 머릿결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늙어가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며 사랑하게 된다.
 
주위에서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당당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그런 사람은 모든 것을 넉넉함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억지나 가식을 부리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고운 무늬를 갖는 것이다. 낡았지만 볼수록 마음이 가는 골동품처럼 품위 있게 늙어갈 때 행복감은 찾아온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진 노인들이야말로 아름답다. 아름답게 늙는 것을 축복이라면 축복의 맨 위에 있는 사람은 노인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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