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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국가보훈부는 찬밥인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6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가장 잔인한 달을 4월이라고 하면 가장 화려한 달은 5월이다. 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5월이 화려한 것은 틀림없다. 나무와 풀과 꽃이 어우러져 그지없이 아름다움을 뽐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6월은 무엇일까. 그동안 미뤘던 모내기가 시작되고 농사일이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농촌의 풍경은 한가하게 말하면 목가(牧歌)다. 그런데 우리는 하필 그 달에 6.25전쟁을 겪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뛰어넘는 크나큰 상처를 준 전쟁이다. 유엔군 16개국이 직접 참전하고 수십개 국가에서 원조를 아끼지 않았으며 북한을 위해서는 소련이 사주하고 중공군이 참전하여 사실상 세계의 전쟁이 3년이나 계속되었다.
양쪽에서 수백만의 인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7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생령이 구천을 헤맨다. 정부에서는 이를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6월을 호국 보훈의달로 지정하고 6월6일은 현충일이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전쟁을 목격했지만 지금도 비행기에서 투하하는 폭탄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비행기에서 뿌리는 삐라를 줍느라고 온 산천을 헤맸던 일도 눈에 선하다. 그 뒤 대학 시절에 자유당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거리에 나섰다가 186 명의 학생동지들이 경찰의 총탄에 죽어가는 모습은 차마 기억하고 싶지 않다. 4.19혁명이다. 군사독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소위 긴급조치로 구속되어 장기간 감옥도 살았다.
광주에서 터진 5.18민주항쟁 때에는 165명의 희생자가 생겼다. 나는 엉뚱 생뚱하게 소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어 군사재판으로 장기간 수감생활도 감수했다. 이러한 연유로 국가유공자라는 건국포장까지 받았으나 국가를 위해서 내가 과연 무엇을 했다고 자랑할 건덕지가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봐도 아리송하다. 고문으로 문드러진 몸과 콩밥으로 법무부 신세를 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고통을 감내하시다가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막은 신군부의 만행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사적인 개인사보다는 국가는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서 국가보훈부를 만들고 현충원을 건립하여 돌아가신 영령을 기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구성하는 내각의 장관 지명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빠져있는 허전한 감을 느끼게 된다. 국무총리야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왕조시절의 영의정을 연상하여 관심이 집중된다고 하지만 똑같은 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어찌 그렇게도 차별이 심한 것일까. 심지어 윤석열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여성가족부까지도 장관 후보자의 프로필이 대서특필되고 있는데 국가보훈부는 잠잠하다. 장관으로 지명된 사람의 입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데 조용히 넘어가기를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의 입장과는 다르다. 그가 과연 그 부처의 수장으로서의 능력과 비전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국가보훈부 장관 지명자인 권오을은 30대에 국회의원에 당선하여 내리 3선을 하고 국회 사무총장까지 역임한 혁혁한 인물이다. 그에 대한 언론의 외면은 인물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국가보훈부라는 부처에 대한 무관심의 표상이다. 더구나 호국보훈의 달 아닌가. 국가보훈부는 국정운영의 핵심 부처는 아니겠지만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리고 헌신한 인사들에 대한 예우를 총괄한다. 유족까지 챙겨 행여 생계에 어려움이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국민은 지켜본다. 애국심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미국의 보훈부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시신을 찾지 못한 영령을 발굴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인다.
한국의 보훈부도 이를 본받아 현충원 안에 유해 발굴본부를 두고 있다. 참으로 상찬받아 마땅하다. 이 사업은 국민의 절대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너무 오랜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눈물조차 매말랐다. DNA로 판명해야만 가능한 유해를 찾아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유골일 뿐이다. 살아있는 유족이 이를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이번 보훈부장관 인사청문회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국회에서 이런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고 이에 대한 후보자의 결심을 얻어내야 한다. 광고로 얻지 못한다. 이를 계기로 국민화합과 민심수습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정부와 언론은 국가보훈부가 찬밥이 아님을 만천하에 알려주기 바란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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