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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청년 작가 김하윤의 개인전 《모험담 冒險談》이 9일 막을 올렸다. 전시는 작가가 한국화에서 판화로 작업의 폭을 확장해 선보이는 첫 번째 개인전으로, 수성목판화 신작을 중심으로 약 3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 ‘모험담’은 화려한 사건보다 일상의 감정과 미세한 흔들림을 모험의 단계로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전시장에는 나뭇가지, 덩굴, 열매 등 자연의 이미지가 은유처럼 자리하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유의 흐름이 잔잔하게 이어진다. 작가의 오랜 주제였던 ‘길 위의 여정’이 이번에는 목판 위에서 또 다른 표정으로 번진다.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처음 선보이는 수성목판화(水性木版畵)가 있다. 수성 안료를 직접 조색해 판면에 올리고, 습을 머금은 한지를 손으로 눌러 찍어내는 전통적 인쇄 기법으로, 번짐과 어긋남,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인쇄물이 미세한 차이를 품어 동일한 판에서도 서로 다른 이미지가 탄생하는 점이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
김하윤은 2017년부터 ‘느린 꽃놀이’ 연작을 이어오며 삶의 여정과 감정의 지층을 자연의 이미지로 기록해 왔다. 나무늘보를 자아적 상징으로 삼아 스스로를 ‘길 위의 나그네’로 비유한 내러티브 역시 이번 전시에서 판화의 물성과 만나 다른 리듬으로 나타난다. 최근 병행해 온 에칭·메조틴트 등 동판화 작업도 함께 공개돼, 회화에서 판화로 이어지는 작가의 조형적 확장 과정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자연에서 얻는 감흥을 내면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 자체가 나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며 “그 작은 흔적들이 누군가의 또 다른 여정과 스치듯 닿을 수 있다면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하윤은 2017년 데뷔 이후 6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단체전 60여 회에 참여하며 작업 세계를 꾸준히 넓혀 왔다. 이번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한다.
전시는 21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