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제명으로 내홍 격화
계파 갈등 정점…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자해 정치’ 우려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29일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확정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지도부의 강경한 결단에 한 전 대표와 친한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이 심각한 내분 국면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29일 장동혁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를 최종 의결했다. 비공개회의는 약 20분 만에 종료됐고,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는 방식으로 속전속결 처리됐다. 장 대표가 단식 치료 이후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 주재한 최고위에서 가장 강력한 징계가 확정된 셈이다.
지도부는 윤리위 제명 결정 이후 재심 청구 기한이 이미 지났고,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최고위 내부에서도 이견은 존재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제명에 반대하며 “당내 갈등의 정점을 찍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부 지도부 인사는 한 전 대표를 ‘고슴도치’에 비유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는 등 내부 발언 수위도 거칠어졌다.
제명 사유가 된 이른바 ‘당원 게시판 의혹’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15개월 전 제기된 사안으로, 한 전 대표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적을 박탈하는 제명이라는 초강수에 대해 친한계를 중심으로 “정치 보복”이라는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한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선거를 앞두고 자해극을 벌이고 있다”, “당이 다시 ‘윤 어게인’ 체제로 회귀했다”고 비판했다.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의원들도 입장문을 통해 지도부의 결정을 두고 “왜 굳이 뺄셈의 정치를 선택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만 이들은 한 전 대표에게도 성찰과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 저는 제명당했다”면서도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며 “기다려 달라, 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당과의 결별이 아니라 장기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제명이 단순한 인사 징계를 넘어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의 전면 충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당헌에 명시된 ‘계파 불용’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제는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불과 몇 달 뒤 치러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 전략과 인물 경쟁력이 중요한 시점에 지도부와 유력 정치인 간의 정면 충돌이 벌어지면서, 보수 지지층 이탈과 선거 동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식 이후 복귀와 동시에 제명을 확정하며 강경 노선을 택했지만, 이 선택이 당 결속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내분의 골을 더 깊게 할지는 불투명하다.
한동훈 제명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내홍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이번 사태는 6월 지방선거에서 그대로 성적표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29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