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책 <황혼의 여정>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6일
황혼의 여정-이 문 학
해는 매일 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자신을 접어 누군가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오래된 골목 끝에 서서 내가 지나온 날들의 발자국을 바라본다 웃음도 울음도 모두 같은 먼지가 되어 저녁 바람에 가만히 날리고 있다
젊음은 늘 멀리 가야만 빛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문을 두드리고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내 이름을 설명하며 살았다
그러나 가장 오래 머문 것은 돌아갈 수 없는 집의 불빛과 끝내 하지 못한 한마디의 따뜻한 말이었다
사랑은 손에 쥐는 것이 아니라 끝내 놓아주는 일임을 늦은 계절에야 배웠다
곁에 있을 때는 몰랐던 숨결이 떠난 뒤에야 하루의 가장 깊은 곳에서 들려온다
그리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뼈마디마다 조용히 계절을 심는 일이었다
친구들은 하나둘 먼 길을 먼저 떠났고
남겨진 나는 안부를 물을 곳이 없어 하늘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다
별이 늦게 뜨는 밤이면 그들이 잠시 다녀간 것 같아 괜히 문을 열어두고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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