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6-24 14:10:1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실시간 추천 뉴스
1
2
3
4
5
6
7
8
9
10
뉴스 > 칼럼

세계가 미쳐 날뛰는 월드컵의 마력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2일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본지 객원논설위원

축구라는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자칭 ‘축구 광’인 나에게,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삶의 가장 뜨거운 카타르시스다. 공 하나로 국경과 언어, 문화의 벽을 허물며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이 거대한 문화적 흐름에 인류는 왜 이토록 미쳐 날뛰는 것일까.
축구는 전후반 90분 내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의 연속이다.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약팀이 강팀을 꺾는 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팬들의 심장은 터질 듯이 요동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하나가 되어 그라운드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강한 소속감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발끝에서 시작되는 이 역동적인 움직임은 보는 이의 모든 감각을 일깨우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심지어 축구는 죽음의 위기 앞에서도 기적을 일궈내곤 한다. 축구 덕분에 목숨을 건진 거짓말 같은 실화가 있다. 영국 버밍엄의 축구팬 칼 토머스는 차고 근처에서 칼을 든 강도를 만났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강도의 옷에 새겨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로고를 보았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강도에게 축구 이야기를 건넸고,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 강도는 흉기를 내렸다. 이후 칼 토머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와 전술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화에 몰입한 강도는 어느새 살기를 잃은 채 함께 축구 논쟁을 벌였고, 두 사람은 무려 1시간 동안 이야기꽃을 피웠다. 결국 칼 토머스는 축구 덕분에 상처 하나 없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90세의 아르헨티나 출신 할머니 에스더 쿠니오의 자택에 무장대원들이 들이닥쳤다. 인질로 끌려갈 위기 속에서 대원들이 살해 위협을 가하자, 할머니는 자신이 아랍어를 모르는 아르헨티나 출신임을 간곡히 설명했다. 대원들이 아르헨티나가 무엇이냐고 되묻자, 할머니는 “나는 리오넬 메시의 나라에서 왔다”라고 답했다. ‘메시’라는 이름이 나오자 대원들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축구에 열광하던 무장대원은 할머니의 무릎에 총을 얹고 다정하게 기념사진까지 촬영했고, 덕분에 할머니는 인질로 끌려가지 않고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세계인은 왜 영국에서 시작된 이 공놀이에 이토록 열광하는가. 답은 인간의 본능에서 찾을 수 있다. 어린아이조차 굴러다니는 공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발을 뻗는다. 신체에서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발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행위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원초적인 유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진화적 이끌림, 신체적 피드백, 그리고 정신적 해방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리학적·신경과학적 비밀이 숨어 있다.
지금 지구촌은 다시 한번 월드컵의 열기로 들끓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의 전 세계 시청자는 무려 60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성별과 종교, 소득 수준과 이념의 장벽을 통째로 초월해 인류를 이토록 하나로 묶는 대상은 오직 월드컵뿐이다.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A조에 속해 격전을 치르고 있다. 체코와의 개막전에서 2-1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두었으나,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아쉽게 패하며 조기 32강 확정의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비록 기대했던 조 1위 자리는 무산됐지만, 여전히 32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있다. 운명의 날인 오는 25일 오전, 한국팀은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펼친다.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조 2위로 32강에 진출하지만, 만에 하나 남아공에 패배한다면 멕시코와 체코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멕시코가 체코를 꺾으면 한국은 조 3위가 되어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반대로 체코가 멕시코를 이기면 한국은 조 4위로 추락해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 조기 귀국길에 올라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다. 밤을 지새우며 붉은 함성을 외치는 수많은 축구광의 염원이 저 멀리 북중미의 그라운드까지 닿을 것임을.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남아공을 당당히 꺾고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32강을 넘어 16강, 8강, 그 이상의 신화를 다시 한번 써 내려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이팅!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2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12대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정 결산  
<민선 12년 성과> 심 민 임실군수 12년, 임실은 이렇게 달라졌다  
현장 속으로! 시민과 함께! 전주시의회  
경력단절 여성의 재도전, 익산새일센터가 함께한다  
‘풍천장어와 함께 제23회 고창 복분자와 수박축제’  
김제,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으로 ‘문화 활력 도시’ 도약  
장애인 삶의 장벽 허문다… 정읍시 포용복지 본격화  
수십 년 경계 분쟁, 김제 지적재조사가 하나씩 지워간다  
포토뉴스
전주 전통한지 후계자 육성 결실
전주한지의 전통 제조기술을 계승할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전통문화산업의 핵심 자산인 전주한지의 명맥을 이어갈 차세 
완주 청소년들, 싱가포르서 미래 진로 설계
완주지역 청소년들이 싱가포르에서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산업 현장을 체험하며 글로벌 진로 역량을 키웠다.전북특별자치도완주교육지원청은 19일 완주교 
600년 팽나무 지키는 시민들의 약속
군산 하제마을의 상징인 600년 된 팽나무를 지키기 위한 시민 문화행사가 오는 27일 열린다.전북작가회의와 팽나무 팽팽문화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우리가락 우리마당` 개막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도민 문화향유 확대를 위한 '2026 우리가락 우리마당'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전북특별자치도문화 
공예로 잇고 즐기는 열흘간의 축제…전주 공예주간 ‘공예롭게’ 개최
전통과 현대 공예의 매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예문화 축제가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전주문화재단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전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