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형 보훈 복지망’,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6월 24일
오늘은 우리 민족사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마주하는 날이다. 조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쳤던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그 후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은 국가와 지방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정치권과 자치단체들은 저마다 호국보훈을 외치며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대대적인 기념식을 열고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공언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회성 구호와 화려한 행사 뒤에 가려진 도내 참전용사들과 국가유공자들의 냉혹한 삶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보훈 행정이 과연 그들의 희생에 걸맞은 수준인지 깊은 부끄러움과 회의감을 지울 수 없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북특별자치도 내 국가유공자들의 삶은 지금 고독사와 만성 질환, 그리고 극심한 생활고라는 삼중고 속에서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마치고 출범을 불과 일주일 앞둔 민선 9기 전북도정과 14개 시·군 지자체는 ‘전북형 보훈 복지망’의 구멍을 메울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전북자치도 내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들의 평균 연령은 이미 90세를 훌쩍 넘어섰다. 이분들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매년 수백 명의 영웅들이 고향 땅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초고령 유공자는 최저생계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훈 수당에 의지해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노환으로 인한 만성 질환과 높은 의료비 부담 탓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대가가 노년의 빈곤과 질병뿐이라는 잔인한 현실에 마주한다. 국가 차원의 보훈 보상은 물론, 지방정부가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짜서 복지 사각지대를 메워줘야 한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도내 시·군 지자체별로 천차만별인 ‘보훈명예수당’의 격차를 바로잡는 일이다. 현재 전북 내 14개 시·군의 지급 수당은 는 지역에 따라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십수만 원까지 고무줄처럼 제각각이다.
똑같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갔음에도 어느 시·군에 사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은 전북자치도 차원의 표준화된 ‘통합 보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도비를 전폭적으로 투입해, 도내 모든 유공자가 타 시·도 선진 지자체 수준의 정당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초고령층 유공자들의 생명선과 다름없는 ‘밀착형 주거·의료 안전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 유공자들을 위해 시·군 보건소와 지역 의료기관이 원팀이 되어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보훈 의료 서비스’도 필요하다. 노후화된 유공자 가옥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단순한 민간 후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자체의 공식 복지 과제로 격상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가유공자들이 공공병원이나 도내 보건지소를 이용할 때 본인부담금을 전액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해 주는 실효성 있는 의료비 지원제도를 촘촘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영웅들이 돈이 없어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앓아눕는 비극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보훈은 시혜적 차원의 복지가 아니다. 역사적 부채를 갚는 엄숙한 의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예우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지역 사회의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도 건강하게 살아날 수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도내 보훈 복지의 허술한 실태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유공자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핵심 과제로 실행되어야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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