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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최대 분구묘의 비밀 풀렸다…고창 봉덕리서 국내 첫 `융합 축조기술` 확인

격자망·성벽 공법 결합한 초대형 토목기술 규명…'의례 공간' 가능성
모로비리국 지배력 입증…국가유산청, 역사문화권 정비사업 본격 지원

박동현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14일
마한 시대 최대 규모의 분구묘로 평가받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에서 국내 최초로 서로 다른 토목 공법을 결합한 초대형 축조기술이 확인됐다. 단순한 무덤을 넘어 대규모 의례 공간으로 조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고창을 기반으로 한 마한 소국 '모로비리국'의 정치·사회적 역량을 보여주는 핵심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고창군은 14일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3차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고, 마한 분구묘 축조기술과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은 남북 약 78m, 동서 약 68m, 높이 8.8m에 이르는 국내 최대급 마한 분구묘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기록된 마한 54개 소국 가운데 고창 일대를 중심으로 한 모로비리국의 전통을 계승한 세력의 위상과 권력을 상징하는 대표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분구의 남북 구간에 서로 다른 축조기술이 적용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북쪽 구간은 가장자리에 흙둑을 견고하게 조성한 뒤 흙자루(토낭)와 점토블록으로 일정한 간격의 사각형 격자망을 만들고, 그 내부를 흙으로 층층이 메우는 '격자망 구획 공법'이 사용됐다. 반면 남쪽 구간은 성곽 축조 방식처럼 흙자루 벽을 수직으로 여러 겹 쌓은 뒤 경사면에 흙을 덧쌓는 공법이 적용됐다.

하나의 초대형 분구묘에 두 가지 공법을 결합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당시 고창 지역 지배세력이 대규모 노동력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통제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유적의 성격을 새롭게 해석할 만한 성과도 나왔다.

조사 결과 고분 중앙부에서는 석실묘나 석곽묘 등 일반적인 매장시설이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분정 중앙부에서는 발형기대 조각이 출토됐고, 남쪽 사면 가장자리에서는 토기를 매납한 흔적이 발견돼 봉덕리 3호분이 특정 인물의 무덤이 아니라 고분군 전체를 아우르는 대규모 의례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2023년과 2024년 진행된 1·2차 발굴에서는 분구 사면의 성토 방식과 외곽시설 등이 확인된 바 있으며, 이번 3차 조사에서는 축조기술과 유적의 성격까지 규명하면서 학술적 가치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창 봉덕리 고분군 역사문화권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역사문화권 핵심 유적에 대한 조사와 보존·활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고창=박동현 기자


박동현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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