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차전 놓친 전북 2·3차 선점 전략 짜야
광주·전남에 메모리 팹·첨단 패키징 집중…전북, 차량·전력반도체와 소부장으로 우회로 찾아야 김민석 “단체장이 원하는 사업 먼저 제안해야”…새만금·현대차·재생에너지 묶은 구체적 프로젝트가 관건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03일
김민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3일 전북 전주시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린 '전북 민주당원 하나로 결의대회'에 참석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부의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광주·전남 중심으로 확정되면서 전북의 미래산업 전략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의 주도권은 사실상 광주·전남으로 넘어간 만큼, 전북은 추가 배분을 기대하기보다 후속 국가 프로젝트와 반도체 공급망에서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계획에 따르면 SK는 서남권에 약 47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팹 2기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전자도 425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과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조성한다. 앰코테크놀로지는 광주 첨단 패키징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핵심 생산시설과 후공정 투자가 광주·전남에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 3일 전주를 찾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반도체 사업에 빠졌다"며 "시장·군수와 도지사가 원하는 사업을 먼저 제안하고 2차, 3차 발표에서 전북 몫을 가져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추가 사업을 기다리기보다 지역이 선제적으로 사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전북의 과제는 메모리 팹 유치를 다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별화된 역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현대자동차의 새만금 투자와 연계한 차량용·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봇, AI 공장에는 전력반도체와 각종 센서, 제어모듈이 필수인 만큼 새만금을 미래모빌리티 반도체 실증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 역시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가 협력기업과 AI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후속 산업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재·부품·장비와 시험·검증 분야도 전북이 공략할 수 있는 영역이다. 정부가 첨단 패키징과 미니팹 구축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전북은 탄소소재와 정밀화학 산업을 반도체 제조장비용 소재와 방열부품, 전력모듈 분야로 연결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구축된 반도체 교육·연구 기반도 기업 유치와 연계해야 한다. 인력양성에 그치지 않고 공동연구소와 공정교육센터, 소부장 기업 시험생산 시설을 함께 조성해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활용 전략도 중요하다. 광주·전남이 재생에너지를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에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반면, 전북이 전력 생산과 송전망만 담당하게 되면 산업과 부가가치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과정에서 전력과 공업용수, 폐수처리시설 등을 첨단 제조기업 유치 전략과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주체다. 김 후보의 지적대로 중앙정부가 먼저 전북의 몫을 정해주기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후속 기회를 잡기 어렵다.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도내 대학·연구기관,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기업, 지역 정치권이 참여하는 반도체·피지컬 AI 전략팀을 구성해 유치 대상 기업과 사업 규모, 부지, 전력·용수 공급계획까지 담은 제안서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전북은 메모리 반도체 팹 유치 경쟁의 첫 단계에서는 사실상 밀려났다. 그러나 차량용·전력반도체와 소부장, 시험·검증,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는 하나의 공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새만금 현대차 투자와 피지컬 AI, 재생에너지, 탄소소재를 하나의 산업 구상으로 묶는다면 후속 국가 프로젝트에서 일정한 역할을 확보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북도 포함해 달라’는 포괄적 요구가 아니다. 어느 기업이 어떤 제품을 생산하고, 정부가 어떤 시설과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하는 구체적인 산업 전략이다. 1차 메가프로젝트에서 확인된 전북의 빈자리를 2차, 3차 기회에서 채우려면 지역 행정과 정치권의 기획력과 실행 속도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송효철 기자 |
송효철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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