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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심부름 요구하다 주먹질…군산 악성민원 공포

구암동 행정복지센터서 50대 민원인 공무원 폭행 혐의 입건
소방관 폭행했던 동일인…반복된 위험민원 관리 허점 도마
노조 “터진 뒤 대응해선 늦어”…출입 제한·안전요원 등 보호대책 촉구

박수현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24일
해양수산부는 24일부터 다음 달 27일까지 정부 비축 수산물 2만톤을 시장에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추석을 앞두고 늘어나는 수산물 수요에 대응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방출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평소처럼 민원인을 상대하던 행정복지센터가 순식간에 폭행 현장으로 변했다. 직원에게 커피를 타 오라고 요구했던 민원인은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퍼붓고 결국 공무원에게 주먹까지 휘둘렀다.

군산지역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해당 민원인이 과거 출동한 소방공무원을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인물로 확인되면서 “위험 신호가 반복됐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경찰과 군산시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군산경찰서는 구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5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5시20분께 발생했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민원 업무를 보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목과 얼굴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민원 처리 과정에서 빚어진 언쟁과는 거리가 있다. A씨는 사건 직전 다른 직원에게 커피를 타 오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또 다른 공무원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목소리를 낮추고 행동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제지를 받자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당시 상황과 폭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군산 공직사회에서 충격이 커진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A씨가 지난 2018년 고 강연희 소방경을 폭행했던 바로 그 인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다가 자신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강 소방경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 이후 소방기본법 위반과 업무방해, 모욕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받았다.

강 소방경은 폭행 사건 이후 뇌출혈 증세로 치료를 받다 29일 만에 숨졌고, 이후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다만 당시 형사재판에서 A씨의 폭행과 강 소방경 사망 사이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돼 폭행치사로 처벌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번 행정복지센터 폭행 역시 아무런 징후 없이 갑자기 벌어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군산시공무원노조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이전에도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직원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악성민원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는 답답함도 터져 나온다. 폭언과 고성이 반복돼도 민원인을 적극적으로 제지하기 어렵고, 실제 위협이나 폭행이 벌어진 뒤에야 경찰 신고와 법적 대응이 이뤄지는 구조로는 직원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악성민원 대응책을 내놓은 지도 이미 2년이 지났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 민원인의 폭언과 협박이 이어질 경우 통화를 종료하고, 폭언·폭행이나 위험물 소지 등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퇴거 조치나 일시적 출입 제한 등을 할 수 있도록 민원공무원 보호대책을 강화했다. 기관 차원의 법적 대응과 피해 공무원 보호 역시 주요 대책에 포함됐다.

그러나 군산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도가 실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폭력 전력이 있거나 반복적으로 폭언과 위협성 행동을 보이는 민원인을 사전에 관리하고 현장 직원들과 위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산시공무원노조 역시 이번에는 사건이 터진 뒤 처벌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수사기관에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동시에 군산시에 상습 악성민원인의 청사 출입 제한 방안과 안전요원 보강, 현장에서 실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요구했다. 피해 직원이 보복이나 2차 가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별도의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최종은 군산시공무원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겸 위원장 권한대행은 “정당하게 공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에게 폭언과 위협을 가하고 폭행까지 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공무원이 안전해야 시민도 안심하고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친절한 민원 응대’만을 강조해 온 행정현장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민원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과 폭언·위협·폭행까지 감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반복적으로 위험 행동을 보인 민원인을 일선 공무원 개인의 대응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위험 징후 단계부터 기관이 개입하고 필요할 경우 경찰과 즉시 연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더 이상 선언이나 매뉴얼에 머물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이 다시 보여주고 있다./군산=박수현 기자


박수현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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