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신고 허위 종결, 무너진 경찰의 신뢰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6일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본지 객원논설위원
제주에서 잇따라 드러난 실종사건 허위 종결은 충격을 넘어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미란 씨(37)의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장씨의 남자친구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 본인이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거짓 보고하고 신고 두 시간여 만에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일 신고된 60대 남성의 실종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허위 종결됐으며, 이 남성은 재신고 뒤 수색 과정에서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 역시 실종 104일 만에 제주시 한림읍 인근 숲속에서 발견됐다. 그런데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부모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2시간 만에 자체 종결 처리하면서 전산에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한 것으로 25일 조사됐다. 경찰은 이 부분이 부 경장의 의도적인 허위 종결을 입증할 근거로 보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것이 이번 사건에서 국민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다. 업무가 귀찮아서였는가. 실종사건을 번거로운 민원쯤으로 여긴 것인가. 아니면 대충 사건을 덮어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는가.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직업이다. 특히 실종 신고는 한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신호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실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행방을 확인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찾아내야 한다. 최소한의 확인조차 없이 “연락이 됐다”며 거짓으로 사건을 닫았다면 이는 경찰관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저버린 행위다. 국민의 생명을 내 가족처럼 여기는 사명감이 없다면 경찰관으로서 자신의 자격부터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더 심각한 점은 이번 일이 경찰관 한 사람의 일탈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담당자가 접수부터 종결까지 사실상 독단으로 처리하는 동안 상급자의 확인이나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이는 시스템 자체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사건 종결 시 관리자 승인을 거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책만으로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어렵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된다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이를 견제하고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을 장치 역시 강화되어야 한다. 초기 수사가 부실하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할 경우 국민은 누구에게 재수사를 요청해야 하는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수사와 기소의 역할이 분리되는 만큼, 경찰 수사를 견제하고 잘못된 수사를 바로 잡을 제도적 장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수사기관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의 비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왜 거짓 보고를 걸러내지 못했는지, 종결 과정의 검증 절차는 왜 마비되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또한 고의로 사건을 덮거나 허위 종결한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국민은 앞으로 경찰 수사가 얼마나 공정하고 책임 있게 이루어지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경찰이 수사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다면 폐지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수사권을 더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권한을 얼마나 공정하고 책임 있게 행사하는가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을 향한 준엄한 경고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순간 경찰의 존재 이유도 흔들린다.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법치가 바로 선다. 그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에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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