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화산농협 합병 놓고 갈등…“정상화 먼저” vs “더는 미룰 수 없어”
9월 3일 찬반투표 앞두고 책임 규명·독자생존 가능성 쟁점 냉동딸기 사업·경영부실 원인 놓고 비대위와 농협 측 입장 엇갈려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7일
완주 운주농협과 화산농협의 신설합병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경영부실의 책임 규명과 자구노력을 통한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운주농협 측은 농촌인구와 조합원 감소, 사업 규모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합병은 조합원 재산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오는 9월 3일 합병 찬반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양측 모두 최종 결정권은 조합원에게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합병을 판단하기 전에 무엇을 우선 검증해야 하는지를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운주농협 합병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합병을 서두르기에 앞서 최근 경영악화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변상과 징계, 경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독자적인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운주농협은 과거 지속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내며 출자배당과 이용고배당을 실시했지만 2025년에는 1억4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배당을 하지 못했다.
비대위가 경영부실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것은 2024년 추진된 냉동딸기 매입사업이다. 비대위는 약 5억원 규모의 냉동딸기 매입과 이후 손실 과정, 사업 추진 절차 등을 조합원들에게 명확히 공개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의 합병 권고 최종 이행기한이 2027년 6월까지인 만큼 당장 합병을 결정하기보다는 경영개선과 책임 규명에 시간을 더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운주농협과 화산농협은 지난 8월 12일 합병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반면 운주농협은 신설합병이 특정 경영진의 책임을 덮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운주농협 측은 27일 별도 입장문을 통해 지난 14년 동안 합병유예를 받으면서 독자경영을 이어왔지만 조합원과 농촌인구 감소, 사업 규모 한계, 금융·경제사업 환경 변화 등이 겹치면서 독자생존이 점차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의 경영진단과 합병 권고까지 나온 상황에서 더 이상 논의를 미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냉동딸기 사업에 대해서도 합병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운주농협 측은 2024년 냉동딸기 매입·보관 과정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 뒤 감사와 조사가 진행됐으며, 책임 여부는 관련 절차를 통해 가려질 문제라고 밝혔다.
조합장 징계를 둘러싼 문제 역시 현재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운주농협 측에 따르면 감사 과정에서 1개월 업무정지 권고가 나온 뒤 이사회가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의결했고, 조합장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합병이 화산농협 조합장의 장기 재임을 위한 것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농협 측은 “신설합병은 어느 한쪽 조합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합병 이후 조합장 선출과 임원 구성 역시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운주농협의 현재 경영위기가 자구노력을 통해 회복 가능한 수준인지, 아니면 합병을 통해 규모와 경영기반을 확대해야 할 단계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합병반대 비대위는 부실자산과 손실 처리방안, 조합원 출자금과 이용권, 운주지역 사무소의 기능, 직원 고용승계, 경제사업 운영계획, 합병 이후 지배구조 등을 투표 전에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운주농협 측도 최종적인 합병 여부는 조합원들의 충분한 판단과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54년 역사의 운주농협이 독자경영을 이어갈지, 화산농협과 새로운 조합으로 출범할지는 결국 조합원들의 선택에 달렸다. 다만 경영부실 책임과 합병 필요성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오는 9월 3일 투표 전까지 관련 정보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고 충분한 설명이 이뤄질지가 합병 논란의 최대 변수로 보인다./이강호 기자 |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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