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 원이라니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30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우리는 흔히 ‘유사 이래’라는 낱말을 쓴다. 대개 역사가 있어 온 이래 처음 보는 일일 때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그 말의 사용 범위는 대단히 넓다. 어떤 경우에는 좋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다른 경우에는 아주 나쁜 뜻으로 쓰고 있다. 역사상 처음 보는 일이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사 이래 처음 나타난 일이니 얼마나 희귀성이 크겠는가. 사람들은 이런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서 큰 관심과 흥미를 보인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관심사 중에서도 처음 보는 문제가 크면 클수록 더욱 흥미를 나타내고 때로는 열광하기까지 한다. 얼마 전 SK그룹 회장 최태원과 그의 부인 노소영과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에서 끝났다. 이 재판을 가리켜 모든 언론은 ‘세기의 재판’이라는 이름을 붙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게 만들었다. 이미 20년을 끌어온 재판인지라 왜 이혼을 하느냐 하는 문제점은 아예 관심을 잃었고 관심의 초점은 이혼 비용에 쏠렸다. 고법에서 1조원이 훨씬 넘는 배상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대법에서도 이를 인용하느냐 여부에 관심이 쏠린 것이고 9440억여 원으로 최종 판결이 났다. 대재벌의 이혼은 문자 그대로 돈 잔치였고 우리나라 이혼 역사상 처음 보는 일로 화제가 되었다. 남의 집 이혼이 이처럼 화제꺼리가 된 것은 두 사람의 신분이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마른 사회에서 엄청난 돈의 위력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성과급으로 노조 측과 실랑이를 벌일 때 보여준 돈 잔치 역시 유사 이래 처음 보는 것이어서 사회적 갈등이 적지 않았다. 똑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6억의 성과급으로 일약 부자 노동자로 등극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부서에 근무하기 때문에 멀리서 돈 냄새만 맡아야 하는 쪽방 노동자로 갈린 셈이다. 이를 가리켜 노노갈등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항용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자주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참으로 믿기 어려운 희한한 일이 생겨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1기 때부터 기발한 행동과 처신으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어마어마한 재산가로 알려졌지만 걸핏하면 미국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발상을 앞세워 미국의 이익에 올인하는 지도자로 비춰져 있다. 재선에 떨어진 다음 다시 도전하여 2기에 당선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이민 거부로 이웃 나라와의 갈등과 마찰이 자심하다. 게다가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이란과의 전쟁판을 벌여 세계의 유가(油價)를 뒤집어 놨다. 이란 전쟁은 얕보았던 이란의 저항이 만만하지 않고 미국의 전략에 들어있지 않던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금지가 나오면서 오히려 미국의 입장만 사나워졌다. 이란은 세계의 모든 나라가 중동산 석유에 매달려있고 석유 수송의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으로서도 쩔쩔 맬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처음에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겠다는 이유로 전쟁을 시작했다가 이제는 서유 수송이라는 암초에 걸린 셈이다. 트럼프는 후보 때부터 암살 위협에 시달려 왔다. 심지어 후보 유세 중 범인이 쏜 총탄이 귀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손을 흔들며 투지를 보여 위기를 모면하는 리더십을 보여 당선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가 타고 다니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지 않고 남몰래 군용기로 바꿔타는 꼼수를 부렸다가 조롱을 받고 있다. 정보기관과 경호실의 권유로 모든 기자들과 요원들이 함께 가기로 한 에어포스원을 버리고 혼자서 푸드트럭을 타고 군용기로 옮겨탄 것이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 기자들은 “우리들을 사냥감으로 내놨다”고 불같이 화를 냈다. 일국의 대통령은 정보와 경호를 무시할 수는 없는 처지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이 철칙을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적국의 공격이 예상되면 호위 전투기를 증강하거나 다른 노선으로 우회하는 방법을 써야지 기자들만 아무 것도 모르고 타고 가게 한다는 것은 조롱을 면치 못할 일이다. 이에 대하여 이란 측에서는 AI를 이용한 온갖 조롱 영상을 제작하여 트럼프를 용열한 지도자로 부각시켰다. 푸드트럭으로 옮겨탄 트럼프의 에어포스원이 ‘푸드트럭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영상은 너무나 부끄럽다. 이순신장군이 철군하는 왜적을 쫓아 노량해전에 나갔던 그 기개가 새삼 생각난다. 이런 게 리더십이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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