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정책이야, 바보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31일
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1992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후보의 선거 참모였던 제임스 카빌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구호로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을 붙들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그런데 이미 집권한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문제는 정책이야, 바보야」 정치는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기술이며 예술이다.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쉽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얘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렵다고 하는 것은 잘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대로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잘하는 정치의 본질은 좋은 정책이다. 필자는 지난 2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겠다고 얘기하던 때 「부동산 정책과 정치」라는 칼럼을 썼다. 칼럼에 썼던 말 두어 구절만 인용해 보자. “해당 세율 하나를 조정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관된 변수와 제도가 많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얘기하면 정부 내에 있는 사람들은 반대하기 힘들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정책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두고두고 많은 사람이 고생한다.” 좋은 정책이 나오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책 발표가 즉흥적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생중계되는 토론 자리에서 자기 생각을 여과 없이 얘기한다. 시장도 해 보고 도지사도 해 봐서 내용을 잘 아니 즉석에서 결론을 내려 주겠다고 하는 느낌을 준다. 이런 모습을 보며 당장은 시원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를 잃게 된다. 대통령에게 들고 오는 문제들은 대개 해결하기 쉬운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앞서가면 정책을 망칠 수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하고 있는 큰 이유는 X같은(욕이 아님) 짧은 호흡의 매체에 생각나는 대로 말해 놓고 정책이 뒤따라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결국은 뒤따라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흉내 내다가 부작용 때문에 그만둔 예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후보 시절 「준비된 경제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한동안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외환위기 와중에 공개 석상에서 「이자율은 12퍼센트로 해야 합니다」라고 한 적도 있다. 특정 기업의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노동 문제에 대해 불필요하게 언급했다가 정책이 꼬여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지는 일이 생겼다. 필자는 안 되겠다 싶어 꾀를 내어 마침 방한한 대통령과 친한 외국 언론인에게 「당신을 돕고 있는 사람이 그러는데, 당신ㅋ은 경제에 대해서 X도 모르니 앞에 나서지 말라」고 전언하도록 부탁하였다. 그 뒤로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 정책에 대해 앞장서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물론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경제를 업그레이드하는 큰 족적을 남겼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국가적 IT 전환 등 굵직한 일들을 해냈다. 트럼프 1기 때 그의 즉흥적 언사들이 무리한 정책으로 가지 않았던 이유는 정책 경험이 많은 참모들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에는 주변을 정책은 잘 모르고 아부를 잘하는 사람들로 채웠다. 그 결과 미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대통령의 시원시원한 말에 감탄하기보다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만져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정책에 관한 한 가장 무능했던 것은 문재인 정부다. 그렇게 된 것은 정책에 무능한 사람들로 주변을 채웠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그 전철을 밟지 않고 잘해 주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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