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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임금체불 4개월 새 1억1000만원

65명 상담·지원…음식점·농업·건설 등 도내 곳곳서 체불 호소
주춘매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 대표 “함께 모이는 것이 큰 힘”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31일

전북지역 산업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이어지면서 상담과 통역, 노동행정, 법률구제를 연계한 상시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이주민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가 지난 5월 2일부터 8월 31일까지 4개월간 접수한 노동상담은 모두 40건이다. 상담과 법률지원을 받은 이주노동자는 65명이며 확인된 체불액은 약 1억1000만원에 달했다.

네트워크에는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를 비롯해 전북특별자치도노동권익센터,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차별없는노동사회네트워크, 민주노총전북본부법률지원센터 등 5개 기관·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상담은 일반음식점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농업 9건, 건설업 7건, 제조업과 서비스업 각각 4건 등이었다. 전주를 비롯해 김제·진안·완주·고창·부안·정읍·익산·군산 등 도내 곳곳에서 피해가 접수됐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노동자가 1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네팔·미얀마 각각 4건, 필리핀 3건 등이었다.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은 전국적으로도 적지 않은 규모다.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 임금체불액은 9248억원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 체불액은 754억원으로 약 8.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북지역 전체 임금체불액은 22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국 체불액 가운데 5인 미만 사업장이 3132억원, 5~29인 사업장이 3725억원으로 30인 미만 사업장의 체불액이 전체의 약 74%에 달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에서 체불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전북지역 상담에서는 임금 문제를 넘어 산업재해와 체류 불안 등 복합적인 피해도 확인됐다. 손가락 절단과 대퇴부 골절 등 산업재해 상담 4건과 강제출국 압박 관련 상담 2건이 접수됐으며 괴롭힘이나 폭행 문제가 함께 제기된 사례도 있었다.

미등록 체류 노동자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전주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한 베트남 노동자 8명이 1580만원을 받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네트워크 측은 이들이 합의를 전제로 진정을 취하했지만 이후에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를 중심으로 현장 상담을 노동·법률지원으로 연결하는 협업체계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40건 가운데 약 15건은 상담과 조정을 거쳐 지급이 완료되거나 사건이 종료됐고, 약 12건은 고용노동부 진정이 접수됐거나 진행 중이다. 법률구조공단으로 이관된 사례도 2건이다.

주춘매 전북글로벌이주민협의회 대표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어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이렇게 모이는 것이 큰 힘”이라며 “앞으로도 함께 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언어와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에게는 체불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진정과 법률구제까지 이어주는 현장 창구가 중요하다. 네트워크가 노동인권통역단 교육과 체불임금 진정 절차 교육을 함께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북은 농촌과 제조업, 건설·서비스업 등의 인력난을 이주노동자가 상당 부분 메우고 있다. 외국인 인력 유입 확대와 함께 임금체불과 부당한 처우를 예방하는 노동환경을 갖추지 못할 경우 지역의 안정적인 인력 확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1억1000만원은 전북지역 전체 이주노동자의 체불 규모가 아니라 네트워크가 4개월 동안 상담한 65명의 사례에서 확인한 금액이다. 결국 이주노동자가 피해 발생 초기부터 상담과 통역, 노동행정과 법률구제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속적인 지역 지원망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이강호 기자 / lkh1530@hanmail.net입력 : 2026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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