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말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01일
이원후
심리상담사, 칼럼니스트, 제주일보 객원 논설위원
“넌 참 착하다. 너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정년퇴직한 60대 남성은 직장 생활을 하며 위와 같은 말을 많이 들었지만, 결국 상처만 남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다 받아주는 사람이야”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던 것 같다고 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려주는데 에너지를 쓰느라 정작 나의 감정은 돌보지 못한 채 무시하고 살았던 것이다. 내 감정을 무시한 결과, 나를 만만히 여기는 타인들과 상처받은 마음만 남겨졌다. 예의범절을 중요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사례는 흔히 있는 일이다. ‘응, 내가 할게’라고 무엇이든지 예스맨처럼 대답해 주던 일상에서 벗어나 ‘싫어, 그건 못해’라고 명확하게 나의 의견을 전달하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놀라웠다. 감정 쓰레기통 취급만 하는 사람들은 멀어졌고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사람들만 남았다. 어지러우면 쓰레기를 치워야 방이 깨끗해지듯 나를 어지럽게 하는 인간관계를 조금만 정리하면 내 삶이 편안해진다. 예전에는 타인의 말 한마디에 하루 전체가 흔들렸지만 이제는 나의 단호하고 명확한 대답으로 상처되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착한 사람’보다는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타인의 기분을 맞추면서 나의 인생을 낭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고 아깝다. 남의 기분에 맞춰 사는 삶은 지금 이 순간부터 멈추고 진짜 나의 감정대로 사는 삶으로 변화시켜 나가보자. 요즘은 학교에서도 ‘감정’에 대해서 수업한다고 한다. 그만큼 감정이 나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중요도에 비해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친구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자기 이해가 약해져 욕구 충족이 어려워지고, 우유부단·의사결정 곤란과 대인관계 오해가 커질 수 있다. 또한 불만이 쌓이면서 스트레스와 불안이 증가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정서적 고립이나 정신건강 문제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한다. 나의 감정 하나 모르고 억누르는 행동이 정신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렇기에 타인과의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나의 감정을 인정하고 돌보아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여기서 연습이라 함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상대방으로 인해 힘들다 느껴지면 ‘힘들다’보다 ‘너의 이런 말과 행동에 실망감이 든다’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나를 위해 좀 더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불편한 대화를 잘하는 사람은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싸움을 좀 더 위트있게 만든다. 예를 들면, ‘화가 나는 건 아닌데 네 말을 들으니까 몸에서 세금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야. 그렇게 말하면 네 속은 시원하겠지만 내 귀는 지금 과열 중이야.’ 이건 비꼬는 말이 아닌 유쾌하지만 명확한 경계 설정, 성숙한 스피치 기술이다. 그렇기에 불편함을 피하며 수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그 안으로 들어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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