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피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6일
이원후 심리상담사, 칼럼니스트, 제주일보 객원 논설위원
50대 여성분이 상담실을 방문하였다. 이분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인데 최근 치매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으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으며 공감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이나 상태를 민감하게 살펴보기에 평소보다 말이 줄거나 표정이 어둡다는 느낌이 들 때 상대의 감정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린다. 이들은 미세한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기에 상대의 마음을 따뜻하게 공감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상대방도 좀 더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하게 된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문제를 자신의 일처럼 진정성 있게 반응하기에 관계에 있어 아주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상대의 어려움에 지속적으로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다 보면 쉽게 심리적·정서적 에너지가 소진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기서 잠깐 생각해 봐야 되는 것이 바로 공감이 무조건 좋은 걸까?라는 의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소중한 능력인데 타인의 극심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공감하며 간접경험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쉽게 지치고 의욕이 떨어지며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는 공감피로적 반응이 생기게 된다. 특히 상담사, 의료진, 사회복지사, 교사처럼 타인을 돕는 직업에서 공감 피로가 자주 언급되며 가족을 돌보는 사람이나 친구의 고민을 오랫동안 들어주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혹시 나의 주변에는 ‘힘들다. 우울하다. 뭘 해도 안 된다.’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아마 각자 한 명쯤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힘든 이야기가 처음 한두번은 괜찮지만 만날 때마다 들어주다 보면 듣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싶어질 수 있다. 끊임없이 공감해 주어도 깨진 항아리처럼 나의 공감이 상대의 마음에 채워지지 않아 나까지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기력감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진을 ‘공감 피로’라 부른다. 한마디로 누군가의 오랜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다 보면 결국 정서적으로 지쳐 공감 피로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진짜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지키는 경계를 잘 세워 자신의 감정도 인식하고 관리하여 상대의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차분하게 함께 있을 수 있는 비교적 안정적인 감정 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공감 피로를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 상태를 자주 점검하여야 한다. 둘째,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는 태도로 상대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범위의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셋째, 일과 쉼의 시간을 정확히 구분하여 충분한 휴식과 취미 활동, 규칙적인 운동,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로 정서적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할 때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필자도 공감 피로를 예방하고자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명상, 운동, 산책 등을 하는 편인데 지금 자신이 공감 피로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 인식된다면 당장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자신의 마음을 돌보길 바란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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