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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황등교회 출신 허종수 목사, 특사자격 리스버그 제일교회 방문


조경환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9일
기독교 선교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를 통해 선교를 통한 교류와 만남의 계기가 마련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추정되는 ‘황등교회 사랑의 종’을 기증해준
미국 리스버그 제일교회를 방문한 허종수 목사를 따라가보자.
/편집자 주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전북 익산시 황등교회(담임목사 정동운)에 가면 한국기독교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유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추정되는 ‘황등교회 사랑의 종’이다.
이 종은 1884년 제작된 종으로 종에 분명하게 제작연도가 명시돼 있다.
지난 2017년 6월 13일에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총회장 이성희) 지정 한국기독교사적 33호와 대한예수교장로회 익산노회(노회장 이병호) 사적지 4호로 지정되는 예식이 거행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황등교회는 교회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60여 년간 교회와 함께해온 사랑의 종을 기증해준 미국 리스버그 제일교회(담임목사 로이 샤프;Roy Sharpe)에 전체 교인의 뜻을 담아 감사를 전했다.
이 행사는 황등교회 출신으로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시 한마음교회 허종수 목사가 남침례신학대학원에서 세계기독교학 전공, 철학박사 과정 중으로 이 종을 전해준 리스버그 제일교회를 찾아내면서 진행됐다.
황등교회는 허종수 목사에게 교회를 대표하는 특사의 자격을 부여해 감사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리스버그 제일교회는 허종수 목사의 연락을 받고 이에 대해 확인한 결과, 손글씨로 기록된 교회 회의록(1949년 6월 19일)을 찾아냈다.
리스버그 제일교회가 70년이나 지난 교회회의록을 보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리스버그 제일교회는 허종수 목사를 초청했고, 미국에서 크게 기념하는 절기인 감사절 즈음한 11월 25일에 방문해 설교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허종수 목사의 방문으로 지금까지 이 종의 전래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도 수정할 수 있게 됐다. 리스버그 제일교회가 종을 새롭게 교체하게 돼 기존의 종을 보내준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사실은 리스버그 제일교회가 교회당을 매각하고 이전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종을 구입하게 돼 필요 없게 된 종을 기증한 것이 아니었다. 리스버그 제일교회는 오랫동안 교회에서 사용해온 종을 마침 미국 유니온신학교 역사신학 전공신학박사 과정 중이던 황등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계일승 목사가 이 교회에 방문하여 종을 간절히 필요로 함을 전해 듣고는 종을 기증하고 우송을 위한 비용도 부담한 것이다.
리스버그 제일교회는 종을 기증한 이후 새롭게 종을 구입하지 않았다.
계일승 목사는 1950년 1월 16일 기증받은 종을 가지고 한국행 배를 탔다.
이때 리스버그 제일교회 C.A. Thompson과 J.E. Anderson, S.B. Clowwer 목사가 뱃삯 53불을 지원해 주었다.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로 이 종은 일본에 발이 묶이게 되었고, 7월 19일 인민군이 황등교회를 접수해 자신들의 집회장소로 사용했다.
한국전쟁으로 황등교회는 담임목사 이재규를 비롯해 변영수 장로와 계일승 목사의 아내인 안인호와 백계순이 순교한 불행을 겪었고, 황등지역에서 17명이 참혹한 죽임을 당했다.
1951년 계일승 목사는 황등교회에 이 종을 보냈으니 찾아가서 설치할 것을 권했고, 황등교회 청년들은 부산으로 가서 이 종을 인수해 1951년 6월 10일 황등교회 마당에 종을 설치했다.
이렇게 전해진 종은 사랑의 종으로 명명되어 오늘날까지 황등교회의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1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종은 종소리의 변화가 전혀 없이 맑고 고운 소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종을 황등교회에 기증할 당시 13세였던 두 명의 교인 중 한 명인 수산나 핸더슨이 허종수 목사를 본인의 차로 안내해 이전 교회당으로 안내했다.
흰색으로 페인트칠이 된 이전 건물은 지은 지 135년 된 건물이었고, 리스버그 제일장로교회가 1957년에 새 건물을 지어 이전할 때까지 1869년부터 사용하던 건물이었다.
1957년에 당시 함께 건물을 공유하던 중앙침례교회(Central Baptist Church)에 건물을 매각했다. 핸더슨은 본인이 어린 시절에 출석하며 사용한 건물 내부의 모든 시설을 기억해냈다.
그 건물은 역사적인 건물로 원형 그대로 의자, 강대상, 창문 스테인글래스를 포함해서 보존하고 있었다.
계일승 목사가 69년 전에 찾아와 앉아 있었을 자리, 설교단에 서서 설교했을 자리도 그대로였다.
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는 2층 발코니로 안내해 종을 치기 위해 올라가야 하는 계단을 보여주었다.
1957년 당시의 교회 사진을 담은 당시의 신문 기사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 신문에 등장한 종탑이 지금은 사라졌고, 그 종이 어디로 갔는지 무척 궁금했었다.
그런데 허종수 목사가 찾아와 종이 한국에 있다고 설명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설교 원고를 이메일로 보내주자 단절된 역사를 잇는 기분이라며 무척 좋아하며 감동을 표현했다.
황등교회는 기독교 선교의 선진국인 미국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선교를 자기화하는 문화 주체성의 시각에서 이 종을 이해하고 의미를 더해나가고 있다.
황등교회는 이런 역사관으로 김재두 감수, 한승진 서술 ‘사랑의 종, 그 언저리에서 길을 묻다(박문사, 2016)’를 출판했다.
이 일을 진행한 허종수 목사는 “이 종을 통해 한국 문화에 접목된 기독교를 재조명해서 한국적 기독교가 세계 기독교를 형성하는데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현재는 마이너러티이지만, 향후 남반부(global South) 신학의 활발한 참여와 발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황등교회 사랑의 종은 황등교회의 상징을 넘어 한국기독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독교 선교 역사를 정립해나가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조경환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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