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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리탕이 일본말이라고?

우리말에 음식
요리하는 말로 칼로
‘도리다’라는 말이 있다.
가위로 ‘오리다’와 같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06일
ⓒ e-전라매일
요즈음은 음식에 대하여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외국 사람들은 우리 음식의 전통과 문화에 대하여 더 알고 싶어 한다.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음식에 대하여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제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방송에 나오는 음식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무자비하게 전파를 타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한자 사대주의에 빠져 한자로 이야기하면 대단히 유식한 사람이라고 치부할 때가 있었다. 음식에 관한 역사는 한자로 기록된 문헌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만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한자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사실 그들이 거짓을 이야기하여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오늘날 우리 음식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들에 의하여 우리 음식문화, 역사가 너무나 많이 왜곡되어 버렸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민족은 요하문명이고, 중국은 황하문명으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 음식 문화를 한자 문헌에 의존하여 해석하면 틀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 특히 중국에는 없는 우리 고유의 음식: 김치, 고추장, 닭도리탕, 청국장, 간장, 된장, 장아찌, 찌개 등이 다 왜곡되어 버렸다. 너무 비과학적이고 식품학 상식으로도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TV 등에 학자가 이야기하였다는 이유로 잘못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 번째 부류는 전국의 음식을 돌아다니면서 먹어보고 듣고 하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음식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접 먹어보고 들어보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현실감과 사실감이 있으며 전통지식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전통지식은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앞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과학적으로 검증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제일 황당하고 잘못된 경우가 고문헌도 알지 못하고 음식에 대하여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무 근거 없이 떠든 것이었는 데, 무책임한 학자까지 가세하여 왜곡되어 버린 경우다. 대표적으로 ‘닭도리탕’이 일본말이라고 해서 ‘닭볶음탕’이라고 잘못 바뀐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닭도리탕은 수백년 동안 우리 민족이 즐겨 먹었던 우리 음식이고 일본에는 없는 음식이다. 닭도리탕이 일본에는 없는 이유가 일본에는 고추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말이 우리 음식에 붙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대부분 우리 음식을 업신여긴 나머지 닭도리탕이란 말이 일본 말이라고 하는 밑바탕에는 닭도리탕이 일본에서 오지 않았나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식품학자나 고문헌 학자도 아닌 일반 사람들이, 그렇다고 일본어를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일본어라고는 1970년대말 화투놀이로 고스톱 광풍이 불 때, 고스톱판의 ‘고도리’, ‘나가리’ 정도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고도리에서 ‘도리’가 일본 말로 ‘새’란 것을 안 나머지, 닭도리탕에 도리가 들어갔으니까 일본말이다고 퍼트려 버린 것이다. 고스톱판에서 번지기 시작했으니까 전국에 순식간에 번진 것이다.
그것을 1980년대 왜색 낱말을 우리말로 순화한다고, 닭도리탕을 ‘닭볶음탕’이라고 하자 하니까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원도 끌려 가버린 것이다. 자세히 보라 닭도리탕에 볶음 과정이 있는가? 이런 엉터리말이 어디 있는가?
우리말에 음식 요리하는 말로 칼로 ‘도리다’라는 말이 있다. 가위로 ‘오리다’와 같다. 도려서 가져오면 ‘도려내다’가 되고 도리어 밖으로 처내면 ‘도리치다’가 된다. 가위로 ‘오려내다’만 있지만 ‘오려치다’라는 말은 없다. 가위로 치는 것은 없으니까. 요즘 공을 ‘받다’라는 말이 야구에서 포수가 공을 받아 가져오면 ‘받아내다’가 되고 타자가 배트로 공을 치면 ‘받아치다’가 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닭도리탕은 닭을 칼로 도리쳐서 만드는 탕이라는 순우리말이다.

/권대영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위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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