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김개남 장군에게 갓을 씌워 드리자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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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에게 갓은 모자로 통한다. 갓과 상투는 우리 민족을 대변하는 외형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 남자들은 마당 밖을 벗어나면 반드시 갓을 썼다. 혼례를 올리지 않은 사람이나 천민을 제외하고 양민 이상은 반드시 갓을 썼고, 그것은 복장을 갖추는 일이었다. 하동에 있는 화개장터 입구에 돌로 된 보부상도 패랭이를 쓰고 있다. 상투는 우리 민족인 동이족을 나타내는 전형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갓을 썼을까. 갓(모자)의 시작은 삼국시대부터 유래하였다.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신라 입형백화피모와 고구려 감신총 벽화에 등장하는 패랭이를 쓰고 활을 쏘는 인물이 그림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원성왕이 꿈에 복두를 벗고 소립을 썼다는 삼국유사의 기록 등으로 미루어 갓이 시작된 시기와 기원을 추정할 수 있다. 이후 고려와 조선을 거쳐 1894년 단발령실시까지 남자들은 갓을 벗지 않았으며, 단발령실시 후에도 중절모 등으로 대신하였다. 자료에 남은 것이 삼국시대이니 아마도 그 이전부터 갓(모자)은 존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남자들의 전통 복장인 갓은 남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의복이었다. 이런 관형성은 아주 오랫동안 전통이란 이름으로 이어져 왔다. 그런데 조선의 대표적인 혁명가이고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며 민주주의 상징인 동학혁명 지도자 전봉준과 김개남은 아직도 관을 갖추지 못한 채 세류에 내돌리고 있다. 사극을 보면 주인공들은 머리 장식인 갓을 쓰지 않는다. 그것은 주인공이지만 직업적으로 그들 모습을 화면에 더 많이 투영시키기 위해 하는 행위이다. 제대로 복장을 갖추지 않은 그들도 역사물을 왜곡시키고 있다. 그러나 어쩌랴 그들은 얼굴로 먹고사는 직업이니 최대한 얼굴을 많이 드러내야 한다. 전봉준과 김개남 장군은 사극 주인공이 아니다. 이제는 그들에게 갓을 씌우고 제대로 된 복색을 갖추어 대접해야 한다. 우리가 사전과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고 있는 두 분의 사진 자료는 그분들이 가장 형편이 좋은 않은 모습을 일본인이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전봉준은 순창에서 체포될 때 한쪽 다리가 부러졌다. 가마에 앉았지만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다. 김개남이라고 알려진 사진도 붙잡히어 탕건도 쓰지 못하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 가장 형색이 남루한 모습이다. 혁명을 이끌면서 조선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의 형상은 공교롭게도 다른 초상화나 사진으로 남은 게 없다. 아무도 두 분을 죄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두 분은 죄인인 채 사진으로 남아 있다. 혁명가이고 민족의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지만 행색은 여전히 초라하고 남루한 모습이다. 더구나 사진은 일제가 남긴 유물이다. 필자는 이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를 남루한 행색으로 기억할 것인가. 언제까지 갓도 쓰지 않은 채 머리 헝크러진 초췌한 모습을 현수막 포스터 책자 등등으로 이용할 것인가. 요즘엔 자료가 없는 오래된 인물도 초상화로 복원하고 있다. 전봉준과 김개남 장군은 비록 초라한 모습일망정 본모습을 남기었으니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초상화로 그려야 할 때가 되었다. 언제까지 위대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 형색이 가장 좋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해야 하는가. 일본 순사들은 당연히 그들을 승리자의 위치에서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 했겠지만 우리는 초라한 모습이 아닌 제대로 의복을 갖춘 훌륭한 모습을 초상화로 기억해야 한다. 현재 남아 있는 동학농민혁명군과 독립운동가들은 형편이 가장 좋지 않은 모습으로 사진이나 영상에 남아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암울한 시대적 현실과 개인의 고통에 울분이 솟아나겠지만 그렇다고 적개심이 불타오르고 애국심이 일어나고 그분들의 훌륭한 업적이나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는 않는다. 피곤하고 고생스럽고 불쌍하고 초라한 모습만이 투영될 뿐이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두 분의 사진을 보고 보기 좋은 지도자의 모습보다는 관형적으로 부정적인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고 하였다. 혹자는 옛 모습 그대로를 사용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좋은 모습이 아닌 일제가 남긴 가장 형세가 좋지 않은 모습을 기억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 의심이 간다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두 분 다 아주 잘 생긴 모습 아닌가.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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