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ESG는 복합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종합적’인 문제다 기업에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결국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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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창간호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직 ESG는 통일된 개념은 없고, 평가기관별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주요기관들(UN, Nasdaq, 런던증권거래소)의 발표내용을 종합하면 ESG는 다음과 같이 느슨하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업 목표의 효과적인 달성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위해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인들을 분석하고, 투자의사결정에 반영하는 행위’. 구체적인 평가 항목으로는 그 기업의 ESG 관련 정책, 달성 목표, ESG 실행을 위한 내부 시스템, (연도별) 구체적 성과, ESG 관련 정보공개의 투명성, 그리고 이해 관계자들의 기업 평가(Peer evaluation) 등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탄소중립을 선언하였다. 그러니 ESG는 지금부터 당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기금도 ESG 요소를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였고, 2022년까지 ESG관련 투자를 전체 기금의 50%로 확대하겠다고 하였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10대 기업 중 7개사가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한국회계기준원을 중심으로 ESG 관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급선무인 환경(기후)에 관한 국제기준은 1,2년 내에 제정되고 의무화까지는 4~5년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탄소배출량이 많은 중화학분야나 우리보다 빠르게 ESG 채택을 고려하고 있는 선진국들에 수출을 하는 기업들, 그리고 지속적으로 선진국 투자를 받아야 할 기업들은 서둘러 ESG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ESG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가계(家計)의 에너지 소비행태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대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IEA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GDP는 세계 10위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9위다. GDP 증가 보다 에너지 소비증가가 비례하거나 어떤 해는 더 높다. 1인당 에너지 소비는 미국보다는 적지만 독일, 프랑스보다 50% 이상, 영국 보다는 두 배 이상 더 많다. 기업과 가계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한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세계적인 ESG 강조 분위기에는 다른 숨은 전략이 있다는 것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ESG는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환경보호 또는 지속가능한 장기 발전을 위한 투자결정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ESG는 결코 이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ESG는 미래에 가장 강력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97년 우루과이라운드(UR)와 함께 강력하게 시행하려고 했던 정책 중에 그린라운드가 있었다(GR, Green Round, 환경라운드). GR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환경상계관세’의 부과였다. 환경상계관세 부과 목적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세계 각 국가는 상품생산 시 나오는 폐기물 처리에 관한 요구 조건이 크게 다르다. 그러므로 상품생산에 필요한 환경비용이 서로 다르고, 환경 요구 조건이 낮은 나라는 싼 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정부보조’에 해당된다. 해서 이런 나라의 값싼 제품이 환경요구조건이 강한 나라에 수출될 때는 그 절약된 환경비용을 ‘환경상계관세’로 매겨 ‘부당한 절약분’을 회수하여야 한다는 논리다. 과연 이런 환경상계관세가 매겨질 때 개도국이 선진국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을 수출할 수 있을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겠다. 비타민C가 전형적인 예다. 놀랍게도 비타민C 원재료를 만드는 나라는 중국과 영국밖에 없다. 전 세계 다른 모든 나라들은 비타민C 재료를 이 두 나라로부터 수입해서 포장만 할뿐이다. 만드는 공정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다만 고구마에서 비타민C를 만드는데 엄청난 공해가 발생하고, 이것을 처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 원료에 환경상계관세를 매긴다면 영국제품에 비해 가격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는 그간 눈부신 발전을 하여 이 문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무수히 많다. 그런 나라들을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처벌하기 위해서 ESG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 것이다. ESG의 선별적 적용, 환율조작국 지정, 인권문제, 국제적 회계 기준의 적용 등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 제재 수단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그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수혜의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번째 GDP 국가이면서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나라다. 당연히 단위 화폐 생산을 위한 탄산가스 배출량도 많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수력발전에 명백한 한계가 있는 나라다.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는 현재 60%가 넘는 화석연료 발전을 지속하는 한 도저히 달성이 불가능하다. 또한 원자력 제외 시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2.8%나 된다. 정말 놀라운 수치다. 우리는 ESG를 단순한 환경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것이 때로는 예리한 칼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탄소제로 목표의 달성, 기업의 원가 상승 부담은 분명히 큰 문제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에너지 자립도의 증가, 에너지 사용 효율성의 제고 그리고 온 국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절약 문제 등이다. ESG는 복합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종합적’인 문제다.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결국 우리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ESG의 등장은 투자자들의 투자의사 결정 이외에 ‘중국과 러시아 같은 독재국가의 등장으로 인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협’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김상국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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