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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매사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15일
ⓒ e-전라매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처한 상황이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내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다. 매사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배려(配慮)는 짝‘배’ 생각‘려’를 합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태원 압사 참사로 전 국민이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크고작은 트라우마와 싸워야 한다. 진정한 애도는 정확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심정으로 하되 정쟁, 남탓, 직무유기로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승산 없고 생산성 없는 싸움에 매몰되어 에너지 소모하는 정치가 답답하고 싫다. 평범한 일상으로 신속히 복구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회복, 국민이 주인인 민주나라, 협치하며 일 잘하는 정부, 화합하는 정치인들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훌륭한 나라만들기에 한마음 한뜻으로 다함께 힘을 모아 힘차게 전진하며 강한나라,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길 소원한다. “찬란하게 빛나라 대한민국,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소망하며 큰소리로 외쳐본다.
“안타깝게 숨진‘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하늘나라에서 영생복락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암 병동에서 야간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호출기로 물었으나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황급히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 한개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습니다. 그의 옆에선 그를 간병하는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나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얼른 사과를 대충 깎았습니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습니다.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라고 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참 못마땅 했지만,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습니다. 사과의 모양새를 보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워하는 그를 두고 나는 서둘러 병실을 나왔습니다.
얼마 후 그 환자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도 깨어 있었습니다.
그날이 저희들 결혼기념일 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담은 접시를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져서 깎아 줄 수가 없어서 간호사님에게 부탁했었던 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남편의 그 마음을 지켜 주고 싶어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그날 사과 깎아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나는 그 새벽 그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옹색한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어느 간호사와 사과 이야기에서-

/서을지
(사)한국예총 한국예술
문화명인 화예명인
본지 논설위원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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