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을을 지나며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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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6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여 100세 시대에 도래 했다 하니 계절로 보면 가을을 지나고 있는 셈이다. 망중한(忙中閑)의 침묵 속에서 그동안 지나온 세월을 파노라마로 펼쳐보니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어린 시절 등잔불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졸다가 등잔을 밀치어 불을 내면 어쩌나 걱정하며 공부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중학교 때 처음 경험한 전기불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었다.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엄청 큰 것을 갖게 된 것처럼 기쁨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선생님은 따뜻한 사랑과 한없는 가르침으로 쏟아부어주셨기 때문에 그림자도 밟기 죄송한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 때는 입에 들어있는 껌도 나누어 씹었는데 나눌 때는 항상 친구 것이 내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게 하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그랬다. 그래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요즘 어린이들을 보면 서로 나누지 않고, 설령 어른의 권유로 비스킷을 나눈다 해도 귀퉁이 조금만 떼어준다. 친구의 작은 실수도 금방 일러바친다. 좋은 것은 자기만 가지려 한다. 조금만 억울해도 못 참고 울고불고 난리다. 귀한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하면 따뜻함과 배려가 있는 미래사회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경제, 외교,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감으로 도전하여 변화와 도약의 성장을 이어갔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발전상을 세계에 알림으로서 한국의 국제적 지위가 크게 높아졌으며, 특히 경제, 문화, 스포츠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을 가져왔다. 여러 영역에서 급성장한 결과 길지 않은 세월 속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우뚝 서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선진국을 여행하다보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이 큰 행운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2020년대에 들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파르게 드러나고 있는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급성장의 체증을 앓기라도 하는 듯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의 고통으로 숨쉬기조차 힘들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반듯한 사회를 이끌어가도록 교육을 맡고 있는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수업 중에 꾸중한다고 선생님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나’, ‘중·고등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지 않나’,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중에 학생이 교탁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지를 않나!’ ‘선생님이 학생을 꾸짖었다고 그 부모가 찾아와 선생님을 폭행하지 않나!’ 피할 수 없는 데이터 중에는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자살율, 이혼율, 저출생율 등이 있다. 이들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가장 기본적인 민생의 문제들이다. 이 세상은 왜 이렇게 험악하게 되었을까? 학교, 정치, 직장, 사회, 각종 단체 등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상식의 혼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분명히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이 있을진대 서로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듯이 진실의 왜곡, 안면몰수, 내로남불, 책임전가 등의 모습만 난무하다. 부끄러움도 없이 아닌 것을 끝까지 우겨대며 끼리끼리 세를 결집하여 소리 내면 그것이 옳은 줄 안다. 사회가 이렇게 흘러가면 우리 후손들의 행복은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풍요로운 물질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품격 있는 생각, 말, 행동이 존중되도록 사회의 환경을 바꿔 놓아야 한다. 잘못 가고 있는 큰 물줄기를 당장 돌려놓기가 어렵다면 나 한 사람이라도 양심이 이끄는 올바른 가치를 실천하며 지켜내자. 중요한 것은 ‘나 자신부터’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시인 조동화의 시가 말해주듯이. “나 하나 꽃 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
/최 인숙 호원대학교 교수 문학박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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