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8-08 05:52:5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17:00
··
·17:00
··
·16:00
··
·16:00
··
·16:00
··
뉴스 > 칼럼

이언산방109. 조선의 기인 최북 화가 ‘풍설야귀인도’와 그의 자연관

‘풍설야귀인도’의 나무들은 몇 개의 굵은 선으로
성기게 묘사했다 그럼에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생동감이 넘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8일
ⓒ e-전라매일
조선 후기 화가로 널리 알려진 최북(崔北:1720-1786?)은 조선 영·정조 때 전북 무주 출신이다. 그는 그림을 잘 그려 최칠칠(崔七七), 또 메추라기 그림을 잘 그렸다 하여 최메추라기 그런가 하면 평생을 붓 한 자루에 매달려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여 호생관(毫生館)이라는 별명으로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최북은 가난한 중인 신분이었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그는 김명국, 장승업과 함께 조선의 삼대 광인(狂人)으로 불릴 만큼 기인으로 알려져 있다. 엄격한 신분제도에 대한 반항심과 화가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한 번은 금강산 구경하다가 ‘명인은 명산에서 죽어야 한다’며 뛰어 내렸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는 이야기와 어느 날 탐탁치 않는 어느 양반이 그림을 달라고 협박을 하자 차라리 내 자신을 자해할망정 남에게 구속 받지 않겠다며 송곳으로 자신의 눈을 찔러 애꾸눈이 되어 전국을 유랑하며 화가로 살아갔다고 한다.
산수화에 대하여 최북은 “무릇 사람의 풍속도 중국 사람들의 풍속이 다르고, 조선 사람들의 풍속이 다른 것처럼, 산수의 형세도 중국과 조선이 서로 다른데, 사람들은 모두 중국 산수의 형세를 그린 그림만을 좋아하고 숭상하면서 조선의 산수를 그리지 않으니, 조선 사람은 마땅히 조선의 산수를 그려야 한다.”며 한국적 화풍을 강조한 바 있다.
그의 회화 중 가장 파격적인 느낌을 주었던 것이 최북의 풍설야귀인도(風說夜歸人圖)이다. 이 그림의 화제(畵題)는 당나라 시인 유장경(劉長卿)의 시, ‘일모창산원日暮蒼山遠(날이 저물어 푸른 산은 먼데), 천한백옥빈天寒白屋貧(차가운 하늘 밑 시골집이 쓸쓸하네), 시문문견폐柴門聞犬吠(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온 사람)’에서 따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에서도 사위가 온통 어두워지고, 눈 덮인 험준한 산 아래 나무들이 바람에 꺾일 듯 휘어져 있는데, 눈보라 치는 겨울날 산속 어느 가난한 초가집 앞을 지팡이를 든 노인네와 어린 아이가 쓸쓸히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에 강아지 한 마리가 나와 요란스레 짖어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훗날 성곽 모퉁이에서 동사체로 발견된 최북 자신의 삶과 닮아 있다고 평론가들은 말한다.
한눈에 봐도 매우 거칠고 빠르게 그려낸 티가 확연한 이 그림은 붓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손으로 그린 지두화(指頭畵)다. 지두화는 붓 대신에 손가락이나 손톱에 먹물을 묻혀서 그리는 파격적이고도 대담한 화풍으로 거칠고 억세다.
조선 시대 어느 화가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화풍이다. 먼저 몇 개의 선으로 대충 그린 것 같은 나무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 시대의 산수화들을 보면 대체로 전면의 나무를 상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풍설야귀인도’의 나무들은 몇 개의 굵은 선으로 성기게 묘사했다. 그럼에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생동감이 넘친다.
최북의 그림은 비록 당대의 화가들과 화풍은 다르지만 동양화의 일반적인 자연관을 그대로 보여 준다. ‘풍설야귀인도’에서도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등장한다. 하늘과 땅과 나무와 짐승, 그리고 인간이 높고 낮음 없이 공존하고 있다. 거센 눈보라에 나무도 흔들리고 사람도 웅크린다. 어디 한 군데 자연 위에 군림하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광대한 자연 앞에 보잘 것 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겸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추운 밤중에 그림 한 점을 팔고는 열흘을 굶다가 술애 취해 돌아오는 길에 성곽 모퉁이에 쓰러져 얼어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북의 미술관은 현재 무주읍내에 김환태 문학관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김동수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이사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8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귀농·귀촌으로 다시 뛰는 김제, 지역 활력으로 이어지다  
전주비전대, K-컬처 기술인재 양성 AI 실무연수 성료  
도서관, 책을 넘어 사람과 지역을 잇다  
김제, ‘머무름’의 가치를 깨우다… 체류형 관광 이정표 제시  
지역소멸의 시대, 마을의 시간을 기록하다  
정읍시 ‘잘 쓰는 행정’ 선언…재정혁신으로 미래 기반 마련  
고창군, 민선 8기 3년…산업·관광·복지 10대 성과 결실  
김제시, 생활밀착형 자살예방 안전망 확대  
포토뉴스
어반자카파·심수봉부터 AI 판소리까지…전주세계소리축제 `풍성`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중음악과 전통예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감성 보컬 그룹 어반자카파 
국립민속국악원, 임서연 `강산제 심청가` 완창 무대
국립민속국악원이 판소리 완창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소리 판' 무대를 마련한다.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22일 오후 2시 예음헌에서 소리꾼  
지역 창작연극 `감정거래소` 8일 우진문화공간 무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창작 연극 '감정거래소'가 오는 8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이번 공연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백정신 센터장 ˝청년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화공간 만들겠다˝
삼천생활문화센터가 청년들의 취향 탐색과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오늘은 딴짓 좀 하겠습니다 : 기지개 기록'을 운영하며 참가자를 모 
전주문화재단 공연예술지원 선정작 `전주-무경` 무대 오른다
전주문화재단의 2026 공연예술지원 사업 선정작인 '박현희 무브먼트'의 창작 한국무용 공연 'RETURN-전주-무경(舞景)'이 오는 8일 전주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