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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21. 제1시집 ‘하나의 窓을 위하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12일
1988년 6월 5일 첫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를 발간하면서 시집 말미 ‘엮고 나서“에서 아래와 같이 발간 소회를 밝혔다.

여기에 수록된 60 여 편의 시(詩)들은 20세 미만이었던 대학 시절부터 40세를 넘어 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내 삶의 고뇌와 우수 그리고 이를 극복해보고자 간절히 기구하고 몸부림쳐온 뜨거운 내 삶의 족적(足跡)들이다.
시를 쓰는 순간 나는 행복했고, 진지했고, 솔직했다. 그것은 끝없는 시련과 실의의 혼돈 속에서도 새벽이면 홀로 깨어 오늘의 나를 점검하고 내일의 나를 응시하는 자유의 공간 속에서 빈약한 나를 위로하며 지탱해 왔다고나 할까?
나는 가끔 이방인이란 생각을 떨치지 못할 때가 많다. 그것도 어쩌면 저 태고적(太古的) 한 무리의 집단에서 낙오되어 홀로 살아가고 있는 낯 선 한 마리의 야생마(野生馬)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나는 낯 서른 타향에서 어디에선가 있을 원시의 고향을 찾아 아득한 산야를 이리 뛰고 저리 헤매며 살아 왔다고나 할까? 여기에 내 시(詩)의 현주소가 있고 그리움이 있다.
시를 5부로 나누어 보았지만, 여기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고 ,다만 최근작일수록 가급적 앞에 실었다. 맨 끝의 「코스모스에게 부치는 엽서」 등은 대학 시절 <지하수>란 동인에서 박범신(소설), 강상기(시), 신언련(동시) 등과 더불어 문학 수업을 닦던 시절의 작품들로서 미숙하지만 그런대로 수사되지 않은 내 문학적 원형이라는 측면에서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이 번 기회에 실어 두었다.
1988년 무진년, 금년은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가 많은 해이도 하다. 평생을 홀로 살아오신 어머니의 회갑이 있었고,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내 학위논문이 금년 봄에 통과되기도 했다. 또 이렇게 문학에 뜻을 둔 지 20여년 만에 처녀 시집을 내게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 이 조그마한 시집과 금년 봄의 학위가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향에 내려가, 그간 밀리고 밀렸던 잠을 좀 늘어지게 자고 싶다. 그리고 다시 깨어 산 너머 저쪽에 있을 칼 붓세의 동산을 또 다시 꿈꾸어 보았으면 한다. 끝으로 표지 그림을 그려 주신 이이자(李伊子) 화백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책을 맡아 간행해 주신 유림사 연규석 사장님께 도 감사를 드린다.
- 1988년 초 여름에
이언(伊彦) 김동수 씀

김동수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에 부쳐
김동수의 시는 우선 자신의 모습, 말하자면 상황 속의 자기 존재, - 그것을 응시하고 정립하는 데서 출발하고, 그러한 자기의 실존이 어떻게 지향하고 움직여야 하는 가를 집요하게 추구한다. 가령, 불이 꺼지고 일상이 붕괴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길에 갇혀 어둠 속에 서 있는 모습’(근황)도 자기의 고독한 실존을 응시하고 정립한 이미저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심각한, 어떤 의미에서는 극한상황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실존의 모습들은 여러 작품들(겨울나기, 雪山, 그림자의 노래, 바람의 노래)에서 두루 나타난다. 최근작에는 이 시인 특유의 어투, 특유의 문법, 즉 미래시제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그의 실존의 미래지향적 움직임에서 연유하는 당연한 특색이다. 이를테면,

꿈속에서도 꿈은 꾸어야 한다. - 「아무도 하지 않던 말을 위하여(2)」
끝내 홀로 일어서야 하는/ 침묵 - 「어둠의 역설」
아무도 가보지 않던 세상의 끝으로 걸어가리
- 「거리에서」
또 하나 나의 창을 열어야 하는
발가벗은 바람들의 아픈 신음소리
-「하나의 창을 위하여」

등이 모두 이 시인 특유의 미래지향적 문법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 현실적인 삶의 미래 시제와 대응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자기 실존의 응시와 그 실존의 미래지향적인 움직임의 사이에는 어둠, 붕괴, 하강, 고독, 절망 등과의 대결과 극복이라는 귀중한 삶의 양상이 깃들어 있다. 부디 대성을 빈다. (1988,5 心汕 文德守 志)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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