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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복날에 생각하는 가축견家畜犬과 반려견伴侶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2일

정성수 논설위원/명예문학박사

개를 의미하는 한자는 구狗와 견犬이다. 구狗는 개(犭:개사슴록변)라는 의미와 구(句 : 굽다)라는 발음을 합친 회의문자로 예기禮記에서는 작은 개를 가리킨다. 여기서 구句자는 아직 다리를 펴지 못하고 구부려서 젖을 먹는 새끼의 모습을 본뜬 글자라고 한다.
구狗가 붙은 글자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쓰인다. 예를 들면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에 개고기를 파는 경우, 겉 다르고 속 다른 경우), 구미속초狗尾續貂(담비 꼬리에 개의 꼬리를 이어 붙이는 것으로 훌륭한 것 뒤에 보잘것없는 것이 따른다는 의미), 주구走狗(외적의 앞잡이), 구육狗肉(개고기), 구자狗子(철없는 강아지)등과 같이 개의 고기(肉)를 의미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견犬은 개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로 큰 개를 가리킨다. 견犬자에서 보듯이 꼬리가 말려 올라간 진돗개와 같은 종의 개를 본뜬 것이다.
요즘은 견犬자가 붙은 글자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예를 들면 애완견愛玩犬, 충견忠犬, 견공犬公, 견주犬主, 군견軍犬, 경호견警護犬, 경찰견警察犬, 소방견消防犬, 수렵견狩獵犬, 탐지견探知犬, 모견母犬 등이 있고, 사자성어 견마지로犬馬之勞 등과 같이 대부분 긍정적이고 헌신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식용견을 구狗라고 하고, 애완견을 견犬이라고 한다.현대에는 구狗 자가 견犬자에 밀려 자주 쓰이지 않고 차이점도 없어졌다.
개를 잡아 개고기가 되면 구육狗肉이라 하고, 이를 요리해 놓으면 구탕狗湯이라고 한다. 개고기를 견육犬肉이라 부르지 않고 구육狗肉이라 부르고, 이를 요리해 놓으면 견탕犬湯이라 부르지 않고 구탕狗湯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로부터 개고기는 인간의 중요한 먹거리로 특히 제사에 올리는 품목이었다. 개고기를 굽는 모습을 형상화한 연然, 개고기를 제사에 바친다는 현顯 등의 한자에 아직도 의미가 남아 있다. 동의보감에는‘오장을 편하고 튼튼하게 해주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해 정력에도 좋다’고 소개되어 있고, 다산 정약용은 흑산도에 유배 간 형 정약전에게 개고기 요리법을 편지로 적어 보내며 건강을 위해 먹으라고 권했다. 그래서 개고기로 만든 음식을 ‘보신탕’이라고 한다. 특히 삼복더위에 인가가 많아, 1990년대 말까지 연간 10만t 정도 소비했다는 통계가 있다.
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개 식용이 빠르게 퇴조하고 있다. 이유 중 하나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Brigitte Bardot가 개 식용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부터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88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개 식용 중단 캠페인을 벌리기에 이르렀다. 당시만 해도 보신탕이라는 간판을 사철탕 또는 영양탕으로 바꿔 걸고 보신탕을 먹었다.
개 식용 금지 특별법안이 2024년 1월 9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법은 시행 3년 후에는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사육·증식·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식용견 축산농민 등 피해자의 보상 내용은 없을 뿐만 아니라, 동물단체에게 무소불위의 단속권과 경찰권을 주어서 식용견 산업을 탄압하여 동물단체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하여 주었다는 평가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직접 처벌하진 않지만, 앞으로 개를 식용으로 하면 법에 따라 불이익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먹어오던 음식을 법으로 옭아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식권을 찬탈簒奪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보다 개인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잘못하면 개고기 애호가들이 개고기를 먹으러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해외 원정을 가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런 일은 경제적 낭비요. 국제적 위상에도 부정적이다.
개는 인간들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사람보다 더 사랑받으며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일부 개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목욕시키고 산책시키는 등 부모보다 더한 대접을 받는다. 개에게 쏟아붓는 정성을 부모에게 한다면 효자 효녀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오죽하면 ‘개만도 못한 인생’이라고 하겠는가? 이 말에는 인간보다 개가 우위라는 뜻이다.
개에게 옷을 만들어 입히고 신발을 신기는 것은 주인의 만족에 지나지 않는다. 개에게는 몸에 붙은 거추장스러운 이물질일 뿐이다. 개를 키우고 싶으면 넓은 마당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그때 키워야 한다. 특히 아파트에서의 개 사육은 층간 소음이 되어 이웃간에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키우는 것은 동물 학대다. 우리나라 애견 인구 천만이라는 숫자 가운데 절반은 동물 학대를 하면서 자신은 애견인이라고 자부하는 꼴이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개 같이 사는 것도 삶이라면, 개는 시각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가축으로 보느냐? 반려로 보느냐? 에 따라 보신탕이 되기도 하고, 같은 밥상에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반려견이 되기도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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