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기증 인체조직이 80만원 미용주사로”…관리 사각지대 질타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07일
숭고한 뜻으로 기증된 인체조직이 고가의 피부미용 주사제로 활용되는 과정에서 정부 관리가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인체 피부조직을 활용한 ‘ECM(세포외기질) 스킨부스터’의 유통·시술 실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으며 보건복지부의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치료와 인체 기능 회복을 위해 기증된 피부조직이 분말화 과정을 거쳐 피부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1회 시술에 40만~80만원을 받는 고가 비급여 상품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인체조직안전법은 인체조직이 사회·경제적 조건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이식될 수 있도록 하고 조직은행과 의료기관이 기증·관리 등에 필요한 경비 이외의 영리 추구를 하지 못하도록 비영리 원칙을 두고 있다.
박 의원은 그러나 ECM 스킨부스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당초 법 취지와 달리 인체조직이 미용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미국과 대만 등 해외에서는 피부조직을 분말화해 주입하는 제품에 대해 최소 조작 원칙이나 안전성·유효성 등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별도의 의료기기 허가 절차 없이 인체조직으로 관리돼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인체조직법은 신체적 완전성과 생리적 기능 회복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실제 시장에서는 고가의 피부미용 시술로 활용되고 있다”며 제도 취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제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실은 관련 제품의 시장 확대와 함께 일부 제조사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인체조직법이 규정한 비영리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재무실사 수준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의 광고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일부 병·의원이 ECM 스킨부스터를 홍보하면서 피부 개선과 기미·잡티, 모공 개선 등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부처 간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광고와 제품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이른바 ‘핑퐁 행정’을 해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서 박 의원이 인체조직법상 조사·감독이나 시정명령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묻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련 조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관리방안을 식약처와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박 의원은 인체조직이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영리사업의 수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며 복지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서울=김경선 기자
구체적으로 치료 목적을 중심으로 한 인체조직 분배·유통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불법성이 확인되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비영리 원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제조업체와 의료기관에 대한 실태조사와 감사를 실시하고, 위법한 부당수익이 확인될 경우 환수와 처벌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제조사 공급가격과 의료기관 시술가격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의료기관의 과대광고에 대해서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숭고한 인체 기증의 취지가 훼손되고 인체조직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미용사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보건복지부가 종합감사 전까지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
김경선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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