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518땐 약탈 없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1월 01일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일대에 난리가 났다. 특히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프랑스는 수도 파리를 중심으로 전국의 모든 도시가 대규모 시위대 등살에 부서지고 불타고 있어 군대까지 동원되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부에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국민은 없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국민에게는 부족하다. 어떤 체제하에서도 모든 사람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를 운용하기 위해서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를 골고루 나눠줄 수는 없다. 소득에 차이가 생기고 이를 불만으로 여기는 국민중에서 행동으로 항의하는 부류가 선동하여 집단화하면 거칠고 시끄러운 시위로 진행되는 것이다. 지금 프랑스가 불타고 있는 큰 이유는 고등학교 교육시설의 불비 때문이라고 한다. 마크롱 정부는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퍼주기 정부’였다. 세계에서도 잘사는 나라의 하나인 프랑스를 다스리는데 가장 좋은 처방은 많은 세금을 거둬들여 이를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무상으로 국민을 회유하는 일이다. 돈이 많이 들어오니 걱정 없이 인심을 쓰면 박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나라들이 하나둘 아니다.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는 화수분으로 재정을 운용하는 나라들이 많다. 그러나 영원한 화수분은 어디에도 없다. 처음에는 국민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희희낙낙할 수 있지만 아무리 거대한 화수분도 영원할 수는 없어 물이 마르면 무슨 수로 다시 채울 수 있겠는가. 석유가 펑펑 쏟아져 나오는 나라 중에서 세금도 걷지 않고 모든 것을 무상으로 나눠주다가 결국 파탄난 나라가 한둘 아니다. 가장 가까운 실례(實例)가 베네수엘라다. 땅에 묻혀있는 석유 하나만 믿고 모든 것을 무상으로 운용한 재정은 결국 파탄으로 끝났다. 채소 한다발 사기 위해서 수레에 돈을 싣고 나가는 살인적인 인프레에 나라는 거덜이 났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손을 잡고 정권만 유지하면 되었던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의 치밀한 군사작전에 의해서 맥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미군에 체포되어 미국으로 압송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지금 한국의 재정 실태도 과거 찬란했던 산유국과 비교하면 몸을 사릴 때다. 반도체 왕국으로 등극하여 세계의 부를 한 손에 넣은 것처럼 움직이고 있지만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수출이 일본을 따라잡고 국민소득 4만불이 연내로 실현된다는 희망찬 무지개는 언제나 소리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무지개’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뼈아픈 몸부림이 왔을 때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초과 세수의 환희는 국민의 자부심을 높이겠지만 이것을 국부(國富)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무 조건 없이 무상으로 나눠주는 현금이 많을수록 일시적인 인기는 상승하겠지만 국가의 전반적인 부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 화려함을 자랑하던 프랑스가 학교 시설 하나 제대로 가꾸지 못해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다고 학생들이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나라로 전락한 사실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프랑스의 시위대는 완전히 폭력과 폭동으로 이어졌다. 물론 확실한 지휘체제를 갖출 수 없는 무리가 모이게 되면 자칫 폭력화하는 것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많은 학생 시위가 있었고 누가 제어할 수 없는 폭력이 난무했다. 나는 4.19혁명 당시 전북대학교 3학년이었는데 도청 진입을 하려고 경찰과 투석전을 전개하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전국 곳곳에서 데모대와 경찰은 충돌했다. 경찰의 총탄에 많은 학생이 희생되었다. 5.18 당시 광주에서 특전사 군인과 대처한 시민군은 총으로 맞섰지만 처절하게 진압되며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그러나 4.19와 5,18 모두 상점 약탈은 없었다. 많은 시민들은 시위대가 지나가는 길목에 물동이를 내놓고 목을 추기게 했고 주먹밥을 나눠주는 훈훈한 풍경을 보여줬다. 20년의 시차가 있었지만 두 차례의 혁명시위에서 어떤 시민도 시위대의 약탈에 재물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었다. LA 폭동 때 한국 상점이 약탈되었던 쓰라림은 지금도 회자된다. 현재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탈의 모습도 똑같다. 당시 한국은 아주 가난한 나라였지만 남의 재물을 훔치는 비인간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혼란을 틈타 약탈에 가담하는 시위대의 모습은 양육강식의 동물세계다. 4.19와 5.18에서 보여준 한국민의 의연한 자세는 세계 최빈국에서 굳세게 일어나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 해주는 나라로 변모하는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잘 나가는 나라의 하나이지만 동맹과 안보면에서 불안이 덮친다. 혼자서 우뚝 설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좌우로 갈라져 아웅다웅 싸움만 하다가는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위기를 벗어나는 지혜는 양보와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권력을 쥔 정치지도자가 앞장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줄 때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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