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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막` 사라진 첫 주말…˝기억공간 만들어 다행˝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3일
비구름이 낀 23일 오전 세월호 천막이 사라진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억·안전 전시공간'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는 자리다.

광화문광장에 설치·운영됐던 세월호 천막은 지난 18일 철거됐다. 2014년 7월14일 설치된 이후 약 4년8개월, 1708일 만이었다. 광장의 한 켠에는 이제 전시공간 공사 현장을 가려 놓은 가림막만 남았다.

이날 오전 만난 시민들은 원래 모습을 되찾은 광장을 둘러보며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진상규명 과제가 아직 남아있는데도 텅 비어버린 모습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들과 함께 광화문광장 인근의 서점을 찾은 이혜영(43)씨는 "문제가 전부 해결될 때까지는 천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문제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곳이 이곳 광화문광장 아니냐"고 말했다.

이상훈(44)씨는 "지금은 추모가 아닌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할 때"라며 "(천막을 철거하고 추모공간을 만드는 것은) 현 상황에서 섣부른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전날 저녁 가족과 함께 서울에 올라온 윤진숙(45)씨는 "천막이 철거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래도 이 현장에 한 번 와보고 싶어서 왔다"며 "참사 이후에도 계속 세월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천막 철거에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깔끔한 전시공간이 새로 조성되는 것에는 환영하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윤씨는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기억공간에서 유가족뿐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함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모(32)씨는 "천막이 낡고 오래돼 보기에는 좀 안 좋았다"며 "오히려 전시공간이 깔끔하게 들어서면 언제든 추모객이 올 수도 있고 의미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광화문광장에 전시공간을 세우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모(60)씨는 "유가족의 슬픔은 이해하지만 서울의 중심이고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곳이 광화문광장"이라며 "사고를 계속 떠오르게 하는 추모공간도 아예 광장에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50대 여성은 "국가를 위해 돌아가신 분을 위한 추모공간도 광화문에 만든 적이 없다"며 "보기에도 안 좋고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광화문광장은 모든 시민의 공간"이라며 "차라리 광화문에 은행나무가 많았던 그 시절이 그립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이 있던 자리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만들어 다음달 12일 공개하기로 했다.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교보문고 방향)에 목조 형태의 면적 79.98㎡ 규모로 조성된다. 세월호 천막의 절반 규모다.

지난 18일 천막 철거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측은 천막 내 집기와 비품을 정리하고, 17일 오전 10시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을 진행했다.

300여개의 영정은 일단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로 자리를 옮겼다.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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