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빈집의 약속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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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빈 집 같다 어느 때는 독사가 살고 어느 때는 황금들판이 너울거렸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내소사 뜨락에 햇살을 풀어놓고 목탁 소리가 백목련 꽃망울을 터뜨렸다 담벼락 담쟁이는 햇살 칭칭 감아 허공을 잡고 기어 올랐다 때마다 풍경들이 들어와 셋방살이를 했다 고요가 울타리를 친 날 숲 속의 작은 예배당이 들어와 머무를 때 나는 행복하였다 기도 하고 말씀이 뜨겁다 못해 진초록으로 불붙어 타는 절정 죄의 뼈를 낱낱이 발가내니 몇 날 며칠 마음이 하늘이었다 오래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나뭇가지의 낱알들이 또옥, 또옥 가슴에 떨어지고 내 마음도 덩달아 거기 매달려 고요 그 사이 과거와 미래가 들락거리더니 금세 풀벌레 소리 높고 안개와 소낙비 천둥과 눈보라가 시큰거렸지만 언제나 풍경들은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마음속 적요를 어찌해야 할까 무화과 나무가 열매 속에 꽃을 숨겨두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드러앉히는 것 그것이 빈 집의 약속이었다
<시작노트> 그리움도 병이다 삶이 관절염처럼 욱신거리고 아플 때면 길이 고향집으로 나를 데려다 주었다 시간을 감이 놓았는지 배불리 빛내던 밤하늘과 가슴 뛰는 눈빛과 생이 눈부시게 살아서 파닥거렸다. 한가한 시간을 틈타 풍경들이 빈 집을 자유롭게 들락거렸다 그리움이 쌓인다.
/박영택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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