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아름다운 비상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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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자랑스러운 제자 둘이 있다. 삼십 초반에 부임한 학교에서 맺은 인연이다. 익산에 소재한 그 학교는 문과 반, 상과 반으로 나뉘어 있는 여자종합고등학교였다. 나는 1학년 상과 반 국어 수업을 담당하고 담임도 맡게 됐다. 학기 초에 학급 가정환경조사서를 한 사람씩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대부분 그리 넉넉하지 못한 형편들이었지만 그중 네댓 명은 성적도 우수했고 대학 진학을 충분히 할 유복한 가정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더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서 ‘갈매기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 싶었다. 곧 상담을 시작했고 일주일의 여유를 주면서 부모님과 상의해서 대학 진학 여부의 결과를 알려 달라 했다. 그중 두 명이(춘희, 아그네스) 부모님의 승낙을 받아 왔다. 그날부터 문과 반 영어, 수학 교재를 비롯해 입시에 필요한 책들을 새로이 구해서 공부를 시작하게 했다. 과목에 따라서 이중으로 공부를 해야 하므로 벅차고 힘들었을 그들에게 나는 가끔 격려의 끈을 놓지 않았다. 3년 동안 춘희와 아그네스는 초심 그대로 진학 공부에 매진했다. 입시 준비도 철저히 한 덕택으로 졸업 후 드디어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마치 내가 대학을 다시 입학이라도 한 듯 한없이 기뻤다. 그들이 대견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아그네스는 박사 학위까지 받아 진즉에 서울의 문화예술대학교 교수가 됐다. 활달한 성격을 십분 발휘해 사회적으로도 자신의 전공과목에 관련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춘희는 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용인의 초등학교에서 계속 근무하다가 몇 년 전 교감이 됐다. 지난해 교장 연수를 받았으니 곧 교장 발령이 날 것이다. 온화하고 덕망 있는 인품을 지니고 있어 자기 직장의 수장이 돼서도 잘 해내리라 믿는다. 가히 ‘청출어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그들은 내게 평생 예쁘고 사랑스런 제자들이다. 가끔 서울에 가면 명동성당 앞에서 셋이 만나 맛있는 떡만둣국을 먹고 대학로 나무 그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던 추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세월이 흘러 그네들도 어느새 오십 중반이 됐다. 우리는 이제 사제지간 보다는 다정한 자매 같은, 선후배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늘 웃으면서 만나고 웃으면서 통화한다. 그들의 아름다운 비상은 내 인생에도 커다란 축복의 선물이었다. 나의 교직 생활 30여 년을 거치면서 이 두 제자의 삶을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더 높이, 더 멀리’ 날게 해준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람이 아닐 수 없다. 내 가슴 속 깊이 간직된 보석 같은 그네들이 조만간 웃으면서 전화해 줄 목소리가 사뭇 기다려진다.
우미자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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