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참 부끄럽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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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참 듣기 거북하고 부끄러운 말이 있다. 시인, 황 시인이라고 부르면 어색해서 쥐구멍 이라도 기어들어 가고 싶을 만큼 싫다. 나 스스로 어디 가서 시인이라고소개를 하거나 말 한 적이 없다. 문학소녀도 아니었다. 책벌레도 아니었다. 능력도, 기술도, 살림도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나에게 너무 빨리 갱년기가 찾아왔다. 우울하고 힘든 시간을 버텨볼 생각으로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동아리에 노크를 했다. 사십이 넘어 찾아낸 취미지만 읽고 쓰는 일이 그래도 좋았다. 친절한 문우들의 안내는 등단을 권유했고, 문협에 가입을 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취미 생활도 등단을 하고 집단에 가입을 해야 하느냐며 고집을 부리고 있을 때 지도 교수님이 추천을 하셨는지, 소감문 보내 달라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등단은 했지만 문학을 하는 것이 아니고 노는 것이 더 재미있었고. 시집 한 권 못 낸 게으른 시인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 문학이란 삶을 즐기는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분위기는 인생의 멋을 부리거나 투쟁, 투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 즐겁지만은 않았다. 나에 잘못된 시각일지 모르지만. 어릴 때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뭐든지 잘하려고 하지 마라, 혼신을 다 하면 되는 것이다. 잘하거나 앞서가려고 하면 괴로운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 비우는 어록들을 남겨주셨다. 부끄럽지만 금방 읽고도 잊어버리고, 써놓고 찢어버린 시간에 이끌려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나에게 시인이란 단어는 정말 부담스럽다. 언제쯤 그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문학을 한답시고 책 첫 장부터 문학과 아무 상관없는 명예와 감투와 이력, 약력, 경력으로 인생을 뽐내는 그런 부류가 아니고, 세상을 멘붕시키는 작품을 아직도 꿈꾸고 있다. 내 사상과 철학을 슬픔과 기쁨을 세상을 향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잃지 않았다. 하루에 책이 세 권, 네 권까지 배달되는 날도 있다. 작가들은 인심이 넘친다. 서점에 가도 없는 책들을 막 보내준다. 읽을 때마다 이사회에 어떤 메시지와 영양을 줄것인지, 스스로 질문만 하다 자꾸 출판을 미루게 된다. 동인지를낼 때도 요구하는 이력, 약력, 경력이 필요 없는 순수 문학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나는 화려한 양력. 이력이 없어서인지 참 불만이다. ‘시인협회 회원’ 이 여섯 자로도 너무 벅차다. 나는 포장이나 군더더기 없는 작품에 더 공감이 가고 오래오래 기억된다. 과연 나는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
황송해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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