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눈]내면의 얼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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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얼굴에는 온갖 표정이 담겨 있다. 화나거나 기쁜 표정, 슬프거나 괴로운 표정, 즐거운 표정 등, 이렇게 다양한 표정들은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물론 연륜과 환경, 추구하는 세계에 따라서 저마다의 얼굴 모습이 형성되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직 어렸던, 한 사람의 얼굴에서 보이는 내면의 이미지이다. 나는 오랜 세월 학교에 근무했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백 명의 학생들 얼굴을 만나곤 했다. 교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학생의 얼굴을 처음 대하는데도 어느 정도 그 학생의 가정 형편이나 부모님 직업 등이 파악이 되곤 한다. 저 아이의 부모님은 공무원쯤 되겠다, 저 아이의 부모님은 목사님이 아닐까, 저 아이는 상업을 하는 부모님, 그 아이는 부모님이 안 계실지도 몰라. 대체로 적중률은 상당히 높다. 그 수많은 얼굴 중에 특별한 아이 하나가 떠오른다. 1학년 여학생이었는데 얼굴 피부도 청신하고 맑고 참하게 생긴 데다 정서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분위기의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표정이 차분하여 더러는 내 마음이 마치 명경지수처럼 고요해져수업하는데도 교실이 고요에 잠긴 듯했다. 꽃으로 비유를 한다면 많은 연잎이 떠 있는 호수에 백련 한 송이가 고요히 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참으로 묘한 매력을 가진 아이였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내가 동화되어 저절로 고요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듯했다. 어린 학생이라서 아직 가치관이나 인생관이 형성되기에는 이른 나이였지만 내면에서 풍겨 나오는 고요한 기품이 있으면서도 청순한 아이였다. 그 아이는 또한 글도 잘 썼다. 천성적인 재능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사고력이 깊었고 한 작품에 매달려 깊게 천착해가는 노력이 있었다. 작품 중에 ‘발’이라는 작품이 기억나는데 ‘발’의 노고에 대한 찬사와 애정을 주제로 한 글이었다. 소재 선정이나 사유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깊었다. 그런 학생이 내 반 수업에 존재한다는 것이 내겐 큰 기쁨이었다. 나중에 학부형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아보았더니 시골 작은 마을의 개척교회 목사님이란다. 그럼 그렇지! 나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과연 얼굴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아마도 부모님의 종교적 영향과 인품을 고스란히 이어받았으리라. 어쩌면 그 애의 아버님은 ‘마크 네포’의 고요 명상을 많이 하셨을지도 몰라. 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보며 형성된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그 애의 얼굴을 만들었구나! 그 애랑 수업하던 1년은 참으로 수행을 하는 자세로 교사인 내가, 학생인 그 애의 얼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 애의 고요 속에 잠긴 듯한 얼굴이 새삼 그리워진다.
우미자 시인 전북시인협회이사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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