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 눈] 카르페 디엠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8월 08일
|
 |
|
| ⓒ e-전라매일 |
| 카르페 디엠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이 남긴 말로,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오늘을 잡아라. 오늘을 즐기며 살라’는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처음 한 말이라고 한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오늘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가능하면 즐겁게 살아가자는 말이니 누구라도 공감하며 그렇게 살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현실은 늘 좋은 형편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지구촌 전체를 장악한 바이러스로 참 별난 시절을 건너야 하는 지금,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누리고 살아왔던 보편적인 삶의 방식들마저 크게 흔들리고, 곳곳엔 자연재해가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다가 무서운 아가리를 벌리기도 하며, 시시각각 전혀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우리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이라는 천금보다 귀한 순간을 슬퍼하고 불평하며 보내기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단 한 번밖에 누릴 수 없는 오늘, 눈 깜짝하면 사라지고 말 찰나 같은 순간인데. 폭염과 열대야로 숨통을 틀어쥐던 여름도 결국은 가을이라는 희망을 앞에 두고 있고, 한 계절은 다른 계절의 추억으로 쌓이며 가을은 겨울이, 겨울에겐 다시 봄이 희망으로 쉼 없이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살면서도 내가 가지고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가를 무심하게 지나치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근래에 작은 사고를 두어 차례 경험하면서 무탈하게 하루를 지낼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절실하게 느꼈다. 한 손을 쓰지 못해서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크던지, 기울어진 지구의 각도를 따라 돌아가려는 듯 한쪽으로 자꾸 쏠리는 어지럼증과 밤낮없이 머릿속을 점령하고 왜장치는 소음에 시달리다 보니 무탈하게 눈뜨고 건강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그렇게 소망스럽고 감사할 수가 없다. 아직 우리가 견뎌야 할 무겁고 힘든 시간이 진을 치고는 있지만. 알게 모르게 몇 뼘쯤 높아진 하늘빛과 열기가 슬쩍 빠진 바람결을 느끼며 오늘 나는 ‘미당 서정주’님의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을 노래하고 싶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눈이 오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8월 08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오피니언
가장 많이본 뉴스
기획특집
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