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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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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 밑엔 낮은 있고 밤은 없었던 시절 밤이 오면 산사람 세상 이었다 곡식도 돼지도 소도 훔쳐가는 공포의 밤은 너무 길었다 달도 숨어서 지나가는 밤이었다.
암호가 전달되고 귓속말이 퍼졌다 내일 밤은 빨치산들의 잔칫날이라고 모레 새벽엔 기습공격 한다고
술에 취하고 잠에 취한 새벽 먼적골은 피 옷을 입고 산사람들의 무덤이 되었다 만삭이 된 여인은 살았어야 했는데
아지트는 무너지고, 그 후로 먼적골의 달밤은 휘영청 밝았다 세월이 겹겹이 쌓인 그 자리엔 데미샘자연휘양림이 웃고 있다 아이들 동요와 웃음소리도 섞여 있다
사람들은 주적主敵을 잊었어도 개옻나무들은 가을이 오면 그 때의 뼈아픔을 잊지 못해 큰 골짝을 벌겋게 물들이고 있다.
*먼적골: 전북 진안 백운면 원신암리 •팔공산과 선각산 중턱에 있 는 골짝 이름 •데미샘 아래 골짝. •아군피해-소대장과 중대원 1명 전사, 중경상자 다수 발생.
전병윤 전북시인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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