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 눈] 착한 냉장고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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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고 /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에밀리 디킨슨
TV 화면이 냉장고를 연다. 코로나 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이 많아지자 공유 냉장고를 활성화 한 것이다. 냉장고 안에 생필품을 넣어두면 필요한 사람이 물품을 꺼내 가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발걸음이 잦다고 한다. 어떤 할머니는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생필품을 가져가면서 복 받으라는 편지를 써두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에 따스한 손길을 보내주는 이 착한 냉장고를 보면서 ‘타인능해’라는 말이 떠올랐다. 타인능해(他人能解)는 전남 구례군 운조루에 있는 원통형 쌀 뒤주 아랫부분에 새겨진 글자다. ‘누구든 이 쌀독을 열 수 있다’는 뜻이다. 운조루 주인이 쌀 두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커다란 뒤주를 사랑채 옆 부엌에 놓아두고 끼니가 없는 마을 사람들이 쌀을 가져가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이다. 착한 냉장고는 우리 조상의 ‘타인능해’의 아름다움을 이어온 정신문화이다. 또 한 코로나의 장기화 속에서 생계형 범죄에 내몰리는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의 대처법도 될 수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얼어붙고 실직자가 쏟아져 나왔다. 한참 사회의 주역이 될 20대 청년 구직이 더욱 어려워져 안타까움을 더 한다. 며칠 굶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닭발, 돼지껍질, 통조림 등 훔친 게 모두 음식이었단다. 이른바 생계형 범죄 예방을 위해서 좀 더 체계적인 국가복지시스템 가동을 기대해본다. 모처럼 TV에서 흘러나오는 가슴 따뜻한 뉴스. 어려울 때 서로서로 나누면서 살아가는 착한 냉장고는 우리들의 진정한 휴머니티였다.
/강명수 시인 전북시인협회 총무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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