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시인의 눈]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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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를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잠시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접하기 위해 그리 멀지 않는 곳으로 떠나 이방인이 되어 본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인류에게 사랑이라는 큰 명제를 안겨주었다. 이 소설집 속에 딸린 작품 “세 가지 질문”에서는 <지금, 시간, 사람>이라는 답을 통해 행동을 중요시하는 내용도 큰 귀감을 준다. 또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나 또한 소유하기보다 세상의 어느 곳이든 내가 찾는다면 나를 반겨 주리라는 생각으로 길을 떠났다. 발길 닿는 곳이 나의 땅이며 그곳을 밟고 느낌으로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 미지의 땅에서 나의 머리는 더 넓은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여기서 오는 생각이 한 달을 마무리하게 해 주고 다시 새로운 장을 여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충북 남부에 위치한 영동군은 전주에서 고즈넉한 17번 국도를 따라 진안, 무주 위 금산 부엉터널을 지나서 다다른 곳이다. 산과 골짜기가 어우러져 지리산 자락의 뱀사골을 연상케 했고 골짜기 물은 말라 메마른 계절의 변화를 실감 나게 하였고 하늘의 구름도 가늘어지고 있었다. 먼 산의 나무들은 잎을 떨구어 가지가 드러나 보이지만 단단한 기개로 서서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우리는 서로 모르고 있었지만 내가 이곳을 찾음으로써 이곳은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가 되어 갔다. 물한산장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을 맞이하였다. 새벽 공기가 코끝을 알싸하게 하여 기분을 맑게 해 주었다. 산을 에워 쌓고 있는 나무들이 벌써 입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느라 가지가지에 힘을 주었다. 새벽을 알리는 새의 소리는 클라리넷의 울림으로 다가오고 그 아래 나뭇잎들은 하프시코드를 뜯는 현의 소리처럼 떨어져 바닥에 깔리고 있었다. 목관 악기의 소리를 뽑아내기 위해 새의 부리는 더 가느다랗게 입을 움쭈렸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리듬을 흥얼거려도 좋고 그냥 알 수 없어도 생각만으로도 족하다. 꼭 이때 음악을 찾는다면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 중 ‘오제의 아침’이나 ‘솔베이지의 노래’가 생각나도 어쩔 수 없다. 새로움! 언젠가부터 새로운 것에 다가가는 것이 두려워 지고 있다. 익숙해지려고 하기보다 내가 아는 것에만 다가가려는 그 아집, 누워있기에 편한 곳만을 찾는다면 그것은 포기와 같지 않을까. 한 겨울나무들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떨켜’라는 층을 만들어 잎을 떨구고 그 자리에 겨울눈을 만들어 추운 겨울을 이겨 낸다고 한다. 이렇게 가을은 가고 겨울이 온다. 나의 겨울은 따뜻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김은유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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