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을 문학산책] 질라래비훠얼훨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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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르르 하늘로 날아오르는 무리를 눈으로 좇아간다. 날갯짓이 여느 새들과 사뭇 다르다. 큰 새는 천천히 우아하게, 작은 새는 푸릉푸릉 차오르다가 날개를 붙이며 짧게 끊어 나는데, 오리는 한시도 쉴 틈 없이 푸덕거린다. 무거운 몸을 띄우려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어린 시절, 뒤뚱거리는 녀석들을 몰고 다녔지. 집에서 키우는 오리는 찰파닥대며 소란만 떨 뿐, 결코 날아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집오리도 원래 야생이었다. 주는 대로 먹고, 계절 따라 이동도 않다 보니, 우둔해졌다. 결국, 날지 못하고, 사람 입맛 돋우는 일만 하게 된 것이다.
삶은, 내처 달릴 수 있는 평탄한 길만 이어지는 게 아니었다. 넘어지고 자빠진다. 때로 영문도 모른 채 걷어차일 때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났다. 교통사고로 장이 파열되고 세 군데의 뼈가 부러진 것이다. 무서운 시련이었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을 수 없었다.
날마다 근처 저수지 둘레를 달렸다. 거기서 청둥오리들을 만났다. 처음엔 다가가기도 전에 달아나 버리더니, 이제는 날아올랐다가도 이내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앉는다. 귀를 따라 구불구불 달리고 있으면, 따라서 방향을 틀면서 군무를 춘다.
돌아오면서 눈길에 찍힌 내 발자국을 보았다. 뒤꿈치가 길게 끌려있다. 숫제 걷는 수준이니 그런 게지. 그런데 어, 선명한 발자국이 있다. 오르막이나 좁고 울퉁불퉁한 길에 찍힌 것이다. 그렇지. 험하면 넘어지지 않으려고 정신 바짝 차리지만, 평탄한 길에선 나도 모르게 해이해지는구나. 삶이 안일할 때 저렇구나. 그런데 쉽고 편한 방법을 찾고, 복잡하거나 성가신 일은 피하려 들지 않은가.
저수지 어귀 외딴집 오리가 꽥꽥거린다. 살쾡이가 무섭고 시궁창을 뒤지지만, 그들 어디엔가 날갯짓이 숨어 있지 않을까.
질라래비훠얼훨!
/소선녀 김제문인협회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2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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