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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 눈] 매화가 웃는 방식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7일
ⓒ e-전라매일
신흠(申欽 1566~1628)은 조선 중기 한문 사대가의 한 사람으로 이정구·장유·이식과 함께 ‘월상계택’(月象谿澤)이라 통칭되는 조선 중기 한문 사대가의 한 사람이다. 매화에 관한 그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늙어가면서도 항상 거문고의 가락을 간직하고(桐千年老 恒藏曲)/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가더라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안락을 추구하지 않는다 (梅一生寒 不賣香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 모습이 변치 않으며(月到千虧 餘本質 )/버드나무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柳經百別 又新枝)
그의 시에서 매화는 청빈을 지키고 불의에 저항하는 고고한 선비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권력과 돈을 추종하지 않고 의를 위해 목숨까지도 초개처럼 버리는 정신, 어디에 어느 자리에 있든 민초들을 위하는 위민의 마음이 담긴 절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매화는 엄동에 꽃을 피워 미리 봄소식을 전해준다 하여 춘선(春先)이라 하기도 한다. 또한 매서운 바람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꽃을 피워 내는 매화를 가리켜 고결한 선비의 품격에 비유하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은 나목이 되어 보기에는 죽은듯하나 다음 해 다시 꽃이 피는 속성에 연유하여 장수의 상징으로도 여겼다. 선조들의 매화 사랑은 특별한 것 같다. 입춘이 되면 매화를 찾아 나서기도 했는데 이를 탐매라고 하였다.
퇴계는 좌탈하면서 마지막 유언으로 “매화에 물 주어라”고 하였다니 그야말로 ㅈ매화에 대한 사랑이 유별했음을 짐작게 하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매화는 다섯 장의 순결하리만치 상큼한 백색 꽃잎을 가진 아름다운 꽃이다. 소나무와 대나무와 함께 매화를 일컬어 세한삼우라 하여 시인 묵객들이 작품의 소재로 즐겨 다루기도 하였지만, 꽃이 피면 오래가지 못하고 낙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인박명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고 맑은 향을 퍼트리는 모습에서 우리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불의를 극복하는 대쪽 같은 선비의 기질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 내고 꽃을 피워 내는 과정은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다. 그러나 엷은 향을 퍼트리며 봄을 부르는 것이 매화가 웃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충만하고 행복하리라 믿는다. 코로나 3년 차, 최근에는 변종 오미클론이 확산되면서 다시 일상을 가두고 있다. 그러나 자연은 거르지 않고 봄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끝내 우리의 일상도 회복될 것이다. 매화가 꽃을 피우는 고독한 작업을 우리도 함께 거들어야 할 것 같다.

/이내빈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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